키프로스는 25일(현지시간) EU에 구제금융을 공식 신청했다. 이는 키프로스 양대 은행의 증자(재자본화) 최종 시한을 며칠 앞두고 단행된 결정이다.
그 동안 키프로스는 같은 슬라브권인 러시아로부터 상당한 지원을 받아왔다. 지난해에도 러시아로부터 25억유로의 차관을 받았다.
키프로스가 국제 신용평가업체들로부터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강등당하고 자국 은행이 심각한 자금 압박에 놓이기까지 버틴 데는 러시아로부터 도움을 받으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 키프로스가 자본시장으로부터 자금을 공급 받지 못한 지 1년 6개월이 넘었다. 그리스 경제가 무너진 뒤 키프로스의 자금줄은 러시아였다.
그러나 러시아와 키프로스의 밀월관계는 유럽 국가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키프로스는 다음달 1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순회의장국을 맡기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EU는 키프로스에 광범위한 구제금융 전제 조건이 부여될 것임을 감추지 않고 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의장도 "필요한 정책 조건"을 키프로스에 부여하겠다고 재확인했다.
키프로스는 스페인처럼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만 희망했지만 EU는 키프로스의 구조조정 노력이 미미하다며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제안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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