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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간접자본 매각하라는 세계 최고 부자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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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슬림

카를로스 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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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세계 최고 부자인 카를로스 슬림 텔멕스 텔레콤 회장(73ㆍ사진)이 최근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정년을 70세로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60세 이상의 노인도 주당 세 번 정도 10~11시간 일해야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스스로를 가꿀 수 있다고 역설했다.
슬림은 현재 정년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 과거 육체노동이 많고 평균 수명이 60세였던 때 정해진 정년을 85세 이상 사는 요즘 적용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식사회에 살고 있는 요즘 지식과 경험을 가치 있게 활용하려면 정년이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년층의 경험이 은퇴로 사장되는 것은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손해라는 생각이다.

슬림 본인의 나이도 이미 자신이 규정한 은퇴 나이를 지났지만 그는 오히려 더 활발히 사업하고 있다. 지난 12일 슬림은 브라질에서 4G LTE 통신 도입을 위한 주파수 경매에 참여했다. 그는 결국 19개 지역의 주파수를 사들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 4월에는 우리나라를 찾아 이건희 삼성 회장과 만나기도 했다.
슬림은 이 컨퍼런스에서 현 경제위기의 해법으로 주요 채무국들에게 사회간접자본을 적극 매각하라고 훈수했다. 부채 감축,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민간자본에 사회기반시설을 매각해야 한다는 충고다.

그런데 이 발언은 곧이 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최근 그의 행보를 보면 이 발언은 자신이 매물로 나올 사회기반 시설을 사들이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미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징후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아메리카 모빌은 최근 34억달러(약 3조9542억원)에 네덜란드 통신업체 로열KPN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슬림은 지난주 오스트리아의 통신사인 텔레콤오스트리아 지분 21% 인수에도 합의했다. 그의 시선은 통신사에 그치지 않는다. 슬림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국유화를 발표한 석유기업 YPF의 지분 8.4%도 확보했다.

그는 위기를 이용해 몸집을 불려온 기업인이다. 슬림은 1990년 멕시코 국영 통신업체 텔멕스를 손에 넣으며 세계 최고 갑부로 등극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텔멕스는 이후 멕시코의 독점 통신 기업으로 군림하며 슬림에게 부를 안겨줬다. 그는 1990년대 후반 텔멕스의 무선 사업부를 아메리카 모빌이라는 이름으로 떼어냈다. 아메리카 모빌은 멕시코 등 라틴아에리카에서 1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며 슬림 왕국을 만들어 냈다.

1982년 멕시코에 경제위기가 몰아 닥쳤을 때 도 슬림은 다른 부자들과 달리 멕시코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헐값으로 나온 멕시코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200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위기에 빠졌을 때도 통신업체를 사들이는 데 주력했다.

슬림의 아들도 아버지 만큼이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그의 아들 카를로스 슬림 도밋 아메리카 모빌 공동 회장은 "지금이야말로 유럽에 투자할 적기"라고 말했다. 슬림 도밋은 "슬림 가문은 위기일 때 투자해 지금의 부를 쌓았다"고 설명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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