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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시집 간 멸치, 출세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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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친정집이 내 이름됐어, '사량도'
이마트바이어·청해명가 합작품..포장·유통 기술로 매출 12배 증가
협력사와 상생 대표 사례로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이름 없이 쌓아서 팔던 마른멸치, 이마트 만나고 대박났어요."

이무룡 ㈜청해명가 대표(41)가 만면에 미소를 띄고 내놓은 말이다. 이름 없던 멸치가 이마트 를 만나면서 이름을 얻었고, 덕분에 청해명가 매출에 획기적전인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3대째 가업을 이어 마른 멸치 유통 사업을 해나가고 있는 청해명가는 지난 2001년부터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멸치업계의 혁신 사례로 꼽힌다.
2000년까지 청해명가의 멸치 판매는 여느 다른 업체와 다를 바가 없었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수북이 쌓아놓고 판매해 왔던 것. 그러나 2001년부터 국내 최초로 진공포장 방식을 도입했다. 덕분에 상온에서도 10~15일 동안 무리없이 보관할 수 있도록 되면서 고객들이 불만이 급감했다.

▲송명진 이마트 수산팀 바이어(사진 왼쪽)와 이무룡 청해명가 대표가 이마트 성수점에서 판매하는 건멸치를 살펴보는 모습.

▲송명진 이마트 수산팀 바이어(사진 왼쪽)와 이무룡 청해명가 대표가 이마트 성수점에서 판매하는 건멸치를 살펴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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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례가 알려지면서 청해명가는 2003년부터 이마트와 거래를 하기 시작했다. 2006년에는 업계 최초로 지역이름을 붙여 브랜드화한 이마트 '사량도 멸치'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대박상품의 출반은 이마트 바이어의 머리에서 나왔다. 당시 이마트 건해산팀 바이어는 건해산 매장을 둘러보다가 '멸치는 왜 지역브랜드가 없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울릉도 오징어, 영광 굴비 등 차별화된 지역 브랜드가 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 것. 그때까지만 해도 멸치는 크기에 따른 용도 구분만 있었다.
이후 청해명가와 손잡고 '사량도 멸치'를 내놓으면서 청해명가가 '멸치 브랜드화'의 선구자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사량도는 경남 통영에 위치한 섬으로 남해안에서도 청정해역을 손꼽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나는 멸치는 육질이 단단하고, 짜지 않으면서 단백하고 고소해 최상급 멸치로 평가된다.

이마트바이어와 청해명가의 합작품인 사량도 멸치는 2010년 기준 이마트 멸치 매출의 26.4%를 차지한다. 이마트에 따르면 사량도 멸치가 베스트 상품으로 자리잡으면서 2001년 17억원이던 청해명가의 매출도 지난해 209억원으로 12배 이상 뛰었다. 209억원의 매출 가운데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비중은 약 66%로 138억원에 이른다.

매출의 성장에는 위생강화, 생산라인 자동화 등의 투자도 이뤄졌다. 이마트는 청해명가가 지난 2007년 기존의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선별과정에 위생개념을 도입하고, 생산라인을 자동화한 소분, 포장 공장을 새로 지으면서 매출이 더 늘어났다고 전했다. 특히 설비투자를 통해 일본 수출길도 열 수 있었다.

또 설비 투자를 통해 질소충전 포장방식을 도입해 멸치를 상온에서 30일까지 보관할 수 있도록 했고, '공중부양 이물질 선별기'를 도입해 멸치가루와 미세먼지 등도 가려낼 수 있도록 해 품질을 강화시켰다. 이 같은 투자를 통해 청해명가의 포장ㆍ유통 기술은 타 업체와 비교해 10년 이상 앞서고 있다는 평도 듣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999년부터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해 ▲협력회사와 공동의 상품ㆍ서비스 개발 ▲공감대 형성 및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협력회사의 경영능력 및 경쟁력 강화 ▲금융지원 및 결제 개선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청해명가의 사례는 이 같은 상생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청해명가는 지난 2010년 제2공장 신설을 통해 올 하반기부터 이마트와의 제2의 사량도 멸치를 준비하는 등 새로운 성장의 날개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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