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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마다 '사표' 품고 다니는 A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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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슬럼프 빨라지고 주기도 짧아져
-반복 업무·불투명한 미래·박봉 등 이유
-과도한 경쟁 피해야…휴식이 보약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드디어 올 것이 왔다.'
직장인에게도 슬럼프는 온다. 월급쟁이치고 현 직장에 만족하는 이가 얼마나 되겠느냐 만은 슬럼프는 시시 때때로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좁디좁은 취업문을 통과했다는 기쁨도 잠시, 상사 눈치보랴 '뚝딱'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 같은 업무만 반복하랴 몸과 마음은 녹초가 된다. 자존심마저 구길 땐 직장을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슬럼프는 보통 3년, 6년, 9년 단위로 찾아온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슬럼프를 처음 겪는 시기가 앞당겨지고 주기도 짧아졌다. 이른바 '369증후군'이다. 369증후군은 3개월 단위로 슬럼프에 빠져 이직이나 전직 고민을 하는 직장인을 일컫는다.

최근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입사 3년차 미만 직장인 2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98.2%)이 직장생활 중 슬럼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슬럼프를 처음 경험한 시기는 입사 후 1년(26.4%)이 가장 많았다. 이어 입사 3~6개월(25.3%), 입사 1~3개월(16.6%), 입사 2년(15.2%) 등의 순이었다. 입사 3년차에 슬럼프를 겪었다는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슬럼프는 왜 찾아올까= 직장 생활 3년차에 접어든 정모(31)씨는 올해 들어 사표를 품고 다닌다. 고된 노동 강도와 반복되는 업무에 몸과 마음이 지쳐버렸기 때문. 하루에도 몇 번씩 상사 얼굴에 사표를 집어던지는 상상을 한다. 그러나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당장 그만두면 뭘 먹고 살아야 하는 생각에 고민에서 그치고 만다. 정씨는 "이미 회사에서 마음이 떠난 터라 일할 의욕도 없다"면서 "신입이든 경력이든 상관없이 채용 공고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털어놨다.

직장인들은 어떨 때 슬럼프를 겪게 되는 걸까. 위의 조사에서 직장인의 60.3%는 '반복되는 업무에 따른 권태감'(복수응답)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이어 '불투명한 미래'(54.9%), '낮은 급여'(51.6%), '직장상사 및 동료와의 관계'(46.2%), '직무 성취감 부족'(45.5%), '업무량과 잦은 야근'(41.9%) 등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직장은 '전쟁터' 혹은 '사파리'로 비유되곤 한다. 그만큼 업무 강도와 성과, 실적에 대한 압박이 크다는 말이다. 피로가 쌓이고 쌓여 상당한 스트레스를 견딜힘마저 없다면 슬럼프로 직행하게 된다.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직장인들의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가 가볍게 지나칠 문제가 아닌 이유다. 피로 누적은 조직 전반에 누수를 가져온다. 생산성 약화는 물론 창의력, 회사에 대한 로열티도 자연스레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직장 내 인간관계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서로 밀고 당겨주면 좋으련만 물고 뜯기 바쁜 살벌한 전쟁터에서 그저 이상향일 뿐이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상사는 물론 선후배, 동료에 이르기까지 갈등의 불씨는 수두룩하다"면서 "서로 배려하기보다 경쟁하다보니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슬럼프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슬럼프, 어떻게 극복할까?= 슬럼프가 지속되거나 정도가 심해지면 원만한 직장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매번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방황하거나 직장을 옮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문가들은 슬럼프를 잘만 극복한다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소는 '직장인이 슬럼프에 빠지는 이유'라는 보고서에서 쉴라 머레이 박사가 밝힌 '슬럼프를 극복하는 7가지 지혜'를 전했다. 이는 머레이 박사가 지난 20여년간 10만명이 넘는 영업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공요인을 분석, 정리한 결과다.

▲멈춘다= 슬럼프에 빠진 원인을 알아냈다면 제일 처음으로 할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멈춰서 먼저 슬럼프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스스로에게 휴식을 줘 긴장을 풀고 재미있는 일을 찾는다.

▲초심으로 돌아간다= 자신이 보유한 기본적인 스킬을 적으며 심리적인 압박감을 털어낸다.

▲자신을 판단하지 않는다= 모든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우선 자신의 삶에서 '괜찮은' 부분에 생각을 집중한다. 일 외에 다른 삶이 꼭 있어야 하는 이유다. 상황에 대해 객관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눠본다. 책을 읽거나 각종 강연 등을 통해 시각을 넓히며 낯선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다.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지 않는다= 경쟁은 자신과만 하면 된다.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에 신경쓰지 말고 자신의 일을 체계적으로 쌓아나간다.

▲긍정적인 대화로 삶을 채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패담을 나누는 걸 즐긴다. 하지만 실패담은 기분 전환용으로 끝나지 않는다. 잠재의식 속에 깊이 박혀있을 뿐이다. 그러다 "나는 정말 형편없어" 혹은 "형편없는 회사야"라고 생각할 때 다시 떠올라 스스로를 괴롭힐 것이다.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뭔가 색다른 일을 하면서 슬럼프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에는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이 좋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 오히려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자신감을 회복한다= 회의감이 들고 자신감을 잃었다면 조언을 해줄 사람을 찾아본다. 누구라도 좋다. 조언을 들으면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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