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죽' 신개념 해장 메뉴가 뜬다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오주연 기자]#직장인 김모 씨(남ㆍ32세)는 전일 먹을 술로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동료들과 인근 레스토랑을 찾았다. 얼마 전 해장메뉴로 새롭게 발견한 누룽지 파스타를 먹기 위해서다. 김씨는 "날이 더워 뜨거운 국물보다 속이 편히 풀리는 해장메뉴를 찾게 된다. 동료들과 종종 들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최모 씨(남ㆍ35세)는 이른 아침 해장을 위해 편의점에서 간편식으로 판매하고 있는 죽을 먹고 있다. 최 씨는 "바쁜 아침에 간단히 먹을 수 있고 속이 편해지는 느낌이 있어 죽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해장 메뉴가 뜨고 있다. 으레 해장하면 팔팔 끓는 탕이나 땀 흘리며 먹는 국물을 생각하지만 외식업체들이 젊은 층을 겨냥한 해장용 파스타나 스튜, 죽 등을 선보이며 간편함과 분위기를 중시하는 20~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 나고 있는 것.
또 싱글 족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귀차니스트'들의 해장을 대신해주는 가정간편식들도 인기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의 두 번째 외식브랜드 블랙스미스가 선보인 누룽지파스타는 해장 메뉴로 넥타이 부대들에게 입소문 나 있다. 매출이 파스타 메뉴 15개 중에서 상위 4위에 들 정도다. 전체 45개 메뉴로 확대해도 6위에 든다.
블랙스미스 관계자는 "한국인들이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이탈리아 파스타를 한국식으로 변형했다"며 "국물이 있는 것이 특징으로 20대 중반~30대 중반 남성들이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해장'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외식업체인 차이나팩토리는 오피스가 밀집해 있는 강남점, 목동점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해장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
특히 해장은 물론 갖가지 영양가 높은 식재들로 몸도 보해주는 메뉴들이 큰 인기다.
전복, 새우, 홍합 등 신선한 해산물과 고기, 채소를 테이블에서 보글보글 끓여먹는 전복 마라탕은 숙취해소에 으뜸인 메뉴로 지난해 10월 출시된 이후 월 매출이 12배나 증가 했다. 중국식 보양스프인 전복삼계불도장도 해장 몸보신용으로 호응이 높다.
"향을 맡으면 스님이 절의 담을 뛰어 넘는다"는 일화에서 메뉴명이 유래될 정도로 맛과 영양이 뛰어난 불도장을 차이나팩토리 스타일로 재해석한 전복삼계불도장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판매량이 10배 증가할 정도로 입소문 났다.
빕스에서는 샐러드바 메뉴 중 '벨기에식 홍합스튜'와 '베트남 쌀국수'가 해장 메뉴로 손꼽히며 매드포갈릭의 스프 '쥬빠 프리티 디 마레'는 얼큰한 맛에 술 먹고 난 다음날 남성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아워홈이 선보인 간편식도 1인 싱글 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육개장, 설렁탕, 대구탕 등 포장 용기를 뜯어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간편식은 특히 주말이나 휴일, 해장할 엄두가 안 나는 직장인들에게 애용되는 제품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작년에 출시한 황태해장국의 경우 육개장, 갈비탕 같은 인기메뉴에 비해 시장 진입이 다소 늦었지만 꾸준한 재구매로 매출이 증가해 올 1분기 지난해 절반 수준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술 마신 다음날 으레 고춧가루를 팍팍 넣은 매콤한 콩나물국 혹은 북엇국 등 해장국으로 속을 다스렸다면 최근에는 위에 무리가 가지 않는 부드러운 음식이 해장음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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