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빛깔 무지개가 떴다!...서울LGBT영화제 24일부터 열려

프로그래머 추천작 4선 공개

[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24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 동안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12회 서울LGBT영화제의 프로그래머 추천작을 공개한다. 국내 유일의 성소수자영화제인 서울LGBT영화제는 지난 2000년 한국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을 높이고 한국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성소수자인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들의 삶과 욕망을 조망하기 위해 첫 걸음을 내디뎠다. 2001년 퀴어문화축제와 함께 ‘무지개영화제’로 시작되었고, 2007년 행사 명칭을 서울LGBT영화제로 바꿨다.

서울LGBT영화제는 지난해 10주년을 맞이해 ‘핫핑크 섹션’ ‘레인보우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는 ‘컬러 섹션’을 신설했다. 올해 서울LGBT영화제는 새로운 10년의 첫 스타트인 만큼 지난해보다 새로운 작품으로 이 섹션들을 채웠다. 서울LGBT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4편의 작품은 '완벽한 가족' '앤 리스터 다이어리' '옥탑방 열기' '스리칸디의 아이들'. 성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양한 장르로 다채롭게 풀어냈다.

'완벽한 가족'

'완벽한 가족'은 보수적인 카톨릭 신자인 에일린이 ‘올해의 카톨릭 여인상’ 후보에 오르면서 진정 완벽한 가족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딸은 레즈비언이며 아들은 이혼 선언을 해버린다. 엄마의 입장에서 완벽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종교가 가족 안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완벽한’이라는 표현으로 역설적으로 비틀어버린다. '앤 리스터 다이어리'는 레즈비언이라는 단어조차 통용될 수 없었던 시대, ‘첫 번째 근대적 레즈비언’이라고 불리는 앤 리스터(1791-1840)가 암호로 써내려갔던 실제 일기에 바탕을 둔 이야기다.

'앤 리스터 다이어리'

다큐멘터리 '옥탑방의 일기'는 HIV/AIDS 감염 이후 10년 만에 처음, 열렬한 사랑을 하게 된 가브리엘과 10년 전 HIV/AIDS 감염 이후 자신의 삶이 끝났다고 말하는 그의 애인 두열의 이야기다. 두 사람의 사랑과 삶을 다룬 한 편의 인간극장을 보는듯한 영화다. HIV/AIDS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돌아보게 하는 동시에 정체성과 다양한 사랑을 보여준다.

마지막 추천작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스리칸디의 아이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옛 인도의 대서사시인 마하브라하타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스리칸디에 대한 아름다운 그림자 극과 중첩된다. 다큐멘터리, 극영화와 실험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볼 거리를 제공한다.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폭행과 살해가 일어날 수도 있는 무슬림 국가 인도네시아에서 목숨을 걸고 만들어진 첫 번째 퀴어 여성에 대한 영화다.

'옥탑방 열기'

'스리칸디의 아이들'

태상준 기자 birdc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