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분야를 맡은 지 2년째. 요즘 공개되는 신차를 보면 내 차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야말로 '눈 돌아갈 일' 투성이다. 매끈한 디자인은 물론이고 엔진 성능, 다양한 편의장치까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따라잡기도 힘들 정도다.
헤드업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차량 통합제어 시스템'은 물론이고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앞좌석 프리 세이프 시트벨트, 급제동 경보 시스템,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 오토 디포그 시스템, 자외선 차단 전면 유리, 자동 요금징수 시스템 등의 첨단기능이 탑재돼 있다.
기자의 차량과 동급인 프라이드만 봐도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선보인 모델의 경우 6에어백은 기본이다. 차체자세제어장치, 속도감응형 전동식파워스티어링, 차세대 VDC,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경사로밀림방지장치, 급제동경보시스템 등 과거 소형차에서는 상상도 못할 여러 사양이 고객들을 유혹한다. 열선 스티어링휠과 크루즈 컨트롤은 첨단 사양 축에도 끼지도 못한다.
옵션 얘기를 꺼낸 것은 최근 또 다시 불거지고 있는 자동차 가격 논란 때문이다. 각종 첨단 사양에 현혹돼 견적을 뽑아보니 당초 언급된 차값보다 1000만원이나 비싸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누군가는 '속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분명 문제다. 원자재 가격도 물론 차값에 포함되지만 불필요한 옵션이 가격을 올린다는 지적은 그냥 나오는 말이 아니다.
자동차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옵션에 가려 차의 가치가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본 보다는 치장에 무게를 두는 현상을 꼬집은 말이다. 첨단사양이 더욱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하면 자동차업체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나저나 요즘 들어 새 차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내 차에 없는 사양이 유혹한다고나 할까. '참느냐, 교체냐'의 기로에 서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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