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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욕설에 몸싸움… 시작도 못한 뉴타운 토론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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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개최했다는 실적 올리기만 급급… 이건 토론회가 아니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저희(비대위)는 연락도 못받았어요. 구청, 조합장, 공무원만 모아놓고 무슨 토론회에요. 이건 토론회가 아니죠.”(불광 5구역 비대위 관계자)

7일 오후 3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뉴타운·재개발 시민 토론회’는 욕설과 고성으로 시작조차 못했다. 주최측인 서울시는 대학 교수, 학회 및 단체 소속 전문가를 모아놓고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시작 30분전부터 토론회 자체를 반대하는 시민들로 진행이 늦어졌다.
이날 불만을 터뜨린 시민들은 각 구역에서 모인 비대위 소속 주민이었다. 불광 5구역 비대위 관계자는 “토론회라는 타이틀을 달아놓고 출구전략에 찬성하는 사람만 토론회에 참석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는 서울시나 그 누구로부터 토론회가 열린다는 얘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서울시가 입법예고한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조례 개정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서울시내 뉴타운·재개발 추진과정에서 추진위원회나 조합 설립에 동의한 주민의 50%가 반대하면 구역지정을 해제하겠다는 방안을 납득할 수 없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응암9구역 비대위 관계자는 “말이 50%지 찬성했던 사람 중 절반이 마음을 바꾸는건 불가능하다”며 “50%룰이 도대체 어떻게 나왔는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다른 구역 비대위측 입장도 비슷하다. “사업이 5년이상, 10년이상 늦어지면서 주민 절반이 투기수요로 바뀐 상황인데 이들이 개발을 반대할리가 있냐”며 “세입자들을 위한 대책은 내놨어도 원주민을 위한 대책을 찾아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는 주민과 얘기를 해봤다는 실적을 올리기 위한 서울시의 꼼수”라고 말했다.

주최측인 서울시도 이날 토론회를 파행으로 이끄는데 한몫했다. 토론회를 막고 나선 비대위측을 진정시키기는 커녕 토론회를 강행, 참석자들의 원성을 샀다. 급기야 진행요원과 비대위측 그리고 조합원들의 욕설은 몸싸움으로까지 이어졌다. 경찰대까지 출동했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선 문승국 행정2부시장 역시 “회의가 끝날 무렵 함께 의견을 듣겠다”며 조정에 나섰지만 전혀 진정되지 않았다. 무리하게 주제 발표에 나선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일부 시민들이 단상 위까지 올라오는 상황에서 소개조차 하지 못하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이어 단상에 오른 장경태 전국주거대책연합 회장은 “주민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뉴타운을 언제까지 할 것이냐”며 “박 시장이 오세훈, 이명박보다 나을게 없다”고 비난했다. 이후 객석 맨 앞자리에 자리한 문 부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관계자들과 토론회 참석 패널은 상황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30분뒤에서야 자리를 떴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서울의 미래 주거재생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조명래 교수가 '서울시 신주거재생정책의 방향'에 대해 정남종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원이 '거주자 중심의 뉴타운 재개발을 위한 제도개선 및 대안 마련'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었다. 토론자로는 장영희 시정개발연구원 부원장과 변창흠 세종대 교수, 권정순 변호사, 이주원 나눔과미래 지역사업 국장, 조주현 건국대 교수, 김진수 주거환경연합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7일 오후 3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뉴타운·재개발 시민 토론회’는 비대위측의 반발로 30여분에 무산됐다. /

7일 오후 3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뉴타운·재개발 시민 토론회’는 비대위측의 반발로 30여분에 무산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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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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