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1. 도봉구 창동 e편한세상에 살고 있는 소진우씨(45)는 집에 대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집에서 나와 을지로 3가역 근처에 위치한 회사까지 20분이면 닿는다. 1호선과 4호선 더블 역세권이기에 늘 수요가 있어 집값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수락산, 불암산 등 조망권이 좋다는 점도 그가 이사하지 않는 이유다.
#2. 마포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창식(31)씨는 고민에 빠졌다. 갈수록 집 주변이 복잡해지고 매연과 소음에 시달려 더 좋은 곳을 찾아 가야겠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제 공덕역 경의선까지 생겼으니 더욱 복잡해지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그를 붙잡는 건 교통 호재가 생길수록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5일 현재 서울시내 지하철역 인근 아파트값은 3.3㎡당 1681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버스로 이동해 지하철역에 닿을 수 있는 아파트의 가격은 3.3㎡당 944만원으로 역세권의 절반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남 3구의 경우 역세권 아파트의 가격이 높았다. 강남구의 경우 3.3㎡당 2929만원으로 비역세권 아파트의 3.3㎡당 가격인 1416만원보다 1513만원 가량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도 역세권은 3.3㎡당 2616만원으로 비역세권보다 1483만원 가량 가격이 높았으며 송파구는 2116만원으로 752만원 가량 가격 차이를 나타냈다.
1호선은 3.3㎡당 1221만원으며 ▲2호선 1787만원 ▲3호선 2377만원 ▲4호선 1490만원 ▲5호선 1612만원 ▲6호선 1274만원 ▲7호선 1593만원 ▲8호선 1868만원 ▲9호선 21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어 경춘선 1027만원, 분당선 3292만원, 신분당선 2080만원, 인천공항철도 1462만원으로 집계됐다.
노선이 겹칠수록 집값도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노선의 평균 집값은 3.3㎡당 1556만원이었으며 더블 역세권은 1828만원, 트리플 역세권은 2213만원으로 집값의 차이가 커졌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역세권아파트는 서울 강남 등 시내에 위치하지 않아도 비역세권아파트보다 가격 수준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만큼 가격 하락폭도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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