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우울' 봄 되며 자살 위험 높아져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며 일조량이 줄면 뇌는 세로토닌을 적게 생산한다. 세로토닌은 감정이나 성욕과 같은 정서를 관장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면 우울증이 발생할 기본 토양이 마련되는 것이다. 일조량이 많은 지역에 계절성 우울증 환자가 적다는 것도 이런 가설을 뒷받침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세로토닌의 감소는 몸이 탄수화물을 더 원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세로토닌이 증가하기 때문인데 겨울철 체중이 쉽게 증가하는 것도 이런 효과로 연결해볼 수 있다. 결국 가을부터 시작된 우울증이 겨울을 지나며 점차 심해지다 봄이 되면서 약해지는데, 정점을 막 넘어선 봄철 우울증 환자들이 극단적 선택을 감행할 만한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계절성 우울증엔 햇볕이 최고 보약
반면 "요새 기력이 없고 기분이 별로야" 정도로 잠시 겪고 지나가는 수준이라면 생활속에서 예방, 치료법을 실천해볼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태양과 맞서는 것이다.
실제 계절성 우울증 치료법 중 '광치료'라는 것이 있다. 이를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곳에선 일반 방 밝기의 20배에 달하는 빛을 1∼2미터 거리에서 하루에 10∼15분간 쬐게 한다. 이후 반응에 따라 시간과 회수를 늘인다.
이런 치료를 받으면 많은 계절성 우울증 환자들이 수일 내 증상을 극복한다. 빛이 망막에 닿으면 졸음과 관련된 '멜라토닌' 분비는 감소하고 세로토닌 분비는 촉진된다.
이를 일상생활로 끌어오면 '대낮에 많이 쏘다녀라'는 정도의 조언으로 해석하면 된다. 물론 집에 웅크려 있고만 싶어 하는 환자들을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우울증을 극복하고 싶다면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더불어 일광욕은 몸속 비타민D 생성에도 도움을 줘 뼈를 튼튼하게 해주니 일거양득이다.
◆계절성 우울증, 이런 사람 특히 주의해야
유전적으로 보면 가족 중 우울증 환자가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2∼10배나 높아진다. 또 정서적으로 취약한 성향을 보이는 사람 혹은 계절성 우울증 경험이 있는 사람이 최근 극단적인 감정변화를 겪었다면 우울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의존적이고 열등감이 심한 사람, 지나치게 양심적인 사람 등도 그렇다. 이런 유전적, 생물학적, 환경적, 심리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우울증이 기분 문제로 끝나지 않고 신체적 증상을 동반할 경우 반드시 전문적 치료를 받거나, 받도록 유도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환자의 우울증이 계절성인지 아닌지부터 확인하게 되는데 만일 우울감과 들뜬 기분이 반복되는 조울증(양극성 장애)이라면 치료법은 완전히 달라진다.
보통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 약물에 의존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는데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우울증은 약물치료로 증상을 효과적으로 호전시킬 수 있으며 완치도 가능하다. 또 과거와 달리 의존성이 약하고 부작용이 덜한 약물도 많이 개발됐으니 지나친 걱정보다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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