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모 대형손보사 보험설계사 L 모씨(43세ㆍ남)의 하소연이다. 금융당국이 고객에게 저축성보험 해약환급금을 더 많이 돌려주기 위해 설계사 수수료 지급 체계를 조정한 것에 대해 '30% 임금 삭감'에 다름 아니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2년 차부터 분할 지급해야 하는 유지보수에 대해 소극적으로 임한다는 데 있다.
L씨는 "수수료 지급 규정이 바뀌었지만, 최초 수수료를 30% 깎을 수 밖에 없다는 통보를 했을 뿐 나머지 지급 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상태"며 "당장 수입이 30%가 줄어드는 판에 보상 기준이 없어 잠을 못 이룰 정도"라고 입맛을 다셨다.
그의 월 수수료 수입은 평균 300만원 선인데 금융당국의 조치로 210만원으로 낮아지게 됐다. 물가는 고공비행중인데 한 달 생계비에 맞먹는 돈이 날아갈 판이다.
그는 "보험사는 몇 달 전부터 예고한 시스템인 만큼 미리 대비했어야 한다고 이야기할 뿐"이라며 "매년 결산 때마다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설계사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 같아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제도 변경과 상관없는 보장성상품 수당도 슬그머니 내렸다"며 "설계사를 보험산업 발전의 근간이라며 치켜세우는 보험사의 뻔뻔한 처신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설계사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도 부담스럽다는 게 L씨의 하소연이다.
금융당국이 과다한 변액보험 사업비 현황을 조사하고, 사업비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설계사 수당 체계도 철저하게 들여다보겠다고 하면서 '과도한 수입을 챙기는' 존재로 본다는 것.
그는 "이러다 지난해 수입 보다 절반 가량 깎일 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며 "보험료 수입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설계사 조직이 붕괴될 경우 보험산업의 근간은 송두리째 흔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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