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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괴롭히는 '장염'.. 문제는 혈액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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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AB형 장염에 더 취약" 네이처紙 연구 발표
다섯살 되기 전 95% 걸린다는 장염 대처법은?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아이를 둔 부모의 위기대처 능력을 시험하는 대표적 질병이 있으니 바로 장염이다.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아이가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으므로 언제 병원(혹은 응급실)을 가야할 지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장염은 겨울부터 늦은 봄까지 유행하는데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독감과 증상이 비슷해 주의가 필요하다.
◆장염이 혈액형과 관련 있다고?

장염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최근 발표된 흥미로운 연구결과 하나를 소개한다. A형이나 AB형 혈액을 가진 아이가 장염에 더 잘 걸릴 수 있다는 내용이다.

장염은 크게 세균성과 바이러스성으로 나뉜다. 바이러스성이 더 흔하다. 바이러스성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대표적인 게 '로타 바이러스'다. 그 외에도 노로 바이러스, 장아데노 바이러스 등이 있다.
과학잡지 '네이처'에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A형과 AB형 혈액은 로타 바이러스 감염에 매우 '민감한' 특징을 가진다. 감염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A형 혈액 세포의 표면에 있는 A항원과 로타 바이러스가 결합해 바이러스가 세포에 붙게 되는데, 결국 A항원이란 게 바이러스에게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A항원은 혈액세포에만 있는 게 아니라 로타 바이러스가 공격해오는 소화기 내부의 세포에도 있다.

특정 혈액형이 바이러스 감염을 촉진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것이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나 노로 바이러스가 그렇다. 이번 연구에서 로타 바이러스도 그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만큼 이에 관한 추가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로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을 혈액형 별로 분류해 본 적은 없기 때문에 아직 "B형이나 O형 아이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생후 5년내 최소한 한 번은 걸린다

로타 바이러스로 인한 장염은 전 세계 아이들을 괴롭히는 대표적 감염 질환이다. 매년 50만명이 사망한다. 로타 바이러스는 설사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가장 중증의 증상을 유발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의 대변이 다른 아이의 입에 들어가는 게 대표적 전파 경로다. 손이나 물건이 매개체가 된다. 매우 적은 양의 대변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이 이뤄지면 2일 정도 잠복기를 지나 구토 증세부터 나타난다. 이어 열이 나고 설사를 한다.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까진 감기나 독감 증세와 유사해 혼돈하기 쉽다.

일단 아이 치고는 너무 많은 양의 대변(설사)을 본다면 장염을 의심할 수 있다. 설사 중에서도 물의 양이 매우 많은 게 특징이다. 설사는 4∼8일 정도 지속된다. 39도를 넘는 열이 나는 경우도 흔하다.

바이러스성 장염은 3개월부터 2세 이하 영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예방접종을 받지 않을 경우 5세가 되기 전 95% 아이가 '최소한' 한 번은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린다고 한다.

◆설사ㆍ구토로 인한 탈수 막는 게 가장 중요

이렇게 머릿속에 입력하자. "설사-발열-구토 증세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면 감기보다는 장염일 가능성이 높다. 구토와 설사는 탈수를 일으킨다. 아이가 탈수 상태가 되지 않도록 수분(보리차 등)을 충분히 공급해주며 병원을 찾는다."

장염이 의심되면 아이를 편하게 해주고 설사 때문에 발진이 생기지 않게 따뜻한 물로 엉덩이를 잘 닦아준다. 장염은 가정상비약으로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므로 섣불리 해열제나 감기약 등으로 해결하려 들지 않도록 한다.

무엇보다 탈수를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이가 놀지 않고 처지거나 심하게 졸 경우, 깨워도 잘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 입과 혀가 마르거나 가뿐 숨을 내쉬면 심각한 탈수 상태일 수 있다. 머리 숨구멍이 가라앉아 보이는 것도 탈수의 신호다.

김기환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장염을 일으키는 많은 바이러스들이 대변을 통해 바깥으로 배출되므로 아이를 돌보는 어른들의 손씻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동생활을 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아이들이 만지는 물건을 잘 닦고 소독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세균성 장염은 잘 막아주지만 바이러스는 예방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완전히 손을 씻는다 해도 바이러스의 30%는 손에 남는다고 한다.

◆예방백신 접종 고려해볼만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백신이다. 시중에 두 가지 제품이 있는데 2번 맞는 백신은 생후 2ㆍ4개월에, 3번 짜리는 2ㆍ4ㆍ6개월에 접종한다. 보통 다른 필수 접종과 함께 받도록 병원이 안내해준다.

가격이 좀 비싼 게 흠이다. 필수가 아닌 선택 접종이어서다. 1번 접종할 때마다 10∼13만원이 든다. 그래도 아이가 고생하는 것보단 나을 수 있으니 되도록 접종을 받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다만 아이가 첫 접종에서 알러지 반응을 보이면 의사와 상의해 추가 접종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 또 아이의 몸 상태가 너무 나쁠 때는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접종을 받는 게 안전하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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