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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주식talk⑫] 2008금융위기 막차를 탈 뻔한 그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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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빅 투 페일(2011, 미국)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돌이켜보면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에 우리나라도 ‘주요 조연’으로 등장할 뻔 했다.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하려 했던 과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리먼브러더스는 2008년 9월 파산하며, 미국 금융위기의 절정을 장식한 당시 업계 4위의 투자은행이다.

영화 ‘투 빅 투 페일’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과 미국 정부가 은행에 7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해 금융위기를 모면하는 과정을 사실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실명을 사용하는 등장인물의 외모 또한 실제 인물과 흡사하다.
영화 초반 산업은행은 리먼브러더스 자산 일부를 사들이려는 ‘한국 자본’으로 등장한다. ‘미스터 민’이라고 불리는 인물은 당시 산업은행장이었던 민유성 행장을 그대로 차용했다.

리먼브러더스는 건전한 자산과 비우량 자산을 분리해 건전한 자산을 산업은행에 매각하려 한다. 협상은 의향서를 작성하기 직전 단계까지 진행된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리먼브러더스의 회장인 리처드 펄드가 실무자 협상도중 나타나 부동산 자산을 함께 사줄 것을 제안하면서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다.

실제로 협상 내용이 그랬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국내에서는 당시에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했다면 제2의 IMF가 닥쳤을 것이라고 회상한다. 민 전 은행장은 이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보고 자리에서 국회의원들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리먼브러더스는 자구책으로 자산 분리매각을 고려했다. 건전한 자산을 팔고, 부실한 부동산 자산은 정부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구제금융을 줄 생각이 없었고, 리먼브러더스도 건전자산을 인수하려는 곳을 찾지 못해 끝내 파산을 결정한다.

투자은행과 달리 상업은행이 부실에 처했을 때는 배드뱅크를 세워 은행을 살리기도 한다. 구조조정 전문기관인 배드뱅크를 설립해 부실자산을 떠안고 부실자산을 담보로 자산담보부채권을 발행하거나 담보물을 팔아 채무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부실자산을 넘긴 원래 회사는 굿뱅크로 다시 전환된다.

영화 속 미국 금융위기는 투자은행을 쓰러뜨리고 보험사인 AIG를 향한다.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미국 금융위기의 최후의 불안요소였다. 투자은행들은 모기지담보부증권(MBS)를 재조합해 새로운 증권상품을 만들어 냈고, 대출이 상환되지 않을 위험에 대비해 크레딧디폴트스왑(CDS)이라는 신종 상품을 보험사인 AIG에 팔았다.

그러나 AIG는 모기지 대출 업체, 투자은행이 줄줄이 쓰러지자 이를 보험금을 일시 지급해야 했기 때문에 한 순간 부실화 된다. 미국 정부는 급속히 진행되는 신용동결을 풀어 금융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상업은행에 ‘자본주입’을 해 대출을 늘리라고 지시한다. 결국 금융시스템 전체를 살리기 위해 거대 은행에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는 '대마불사(투 빅 투 페일)' 논란을 남긴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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