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카드 갈등에 '배타적 사용권' 도입 나서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카드회사들이 신상품을 내놓을 경우 일정기간 독점을 허용하는 이른바 '배타적 사용권'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29일 카드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보험ㆍ증권ㆍ은행 등 타 금융업권과 마찬가지로 카드사에게도 독창적인 신상품에 대해 최대 6개월의 독점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배타적 사용권이란 금융회사들이 독창적인 금융상품을 출시하면 개발사가 최대 6개월간 독점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2001년 보험ㆍ증권ㆍ은행 등에 도입됐다. 협회가 신상품 심의위원회를 꾸려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하고, 타 회원사의 이의신청이 없다면 이를 인정한다. 상품의 특징과 독창성 정도에 따라 3개월, 6개월 등 배타적 사용권 기간도 달라진다. 하지만 카드의 경우 상품이 단순하고 제휴처가 비슷해 배타적 사용권이 도입되지 않았다.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는 최근 상품 베끼기 논란이 일어난 현대카드와 삼성카드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현대카드는 지난 26일 삼성카드에 "최근 출시된 '삼성카드4'가 지난해 11월 출시된 현대카드 '제로카드'를 표절했다"며 "표절을 중단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두 카드는 전월 이용실적, 할인 횟수 제한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이용금액의 0.7%를 할인해 준다. 당초 현대카드는 삼성카드의 답변에 따라 법적 소송도 불사할 것이란 방침이었다. 삼성카드 또한 "카드상품의 특성상 내용이나 서비스가 비슷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모방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맞섰다.

그러나 카드업계의 과당경쟁, 가맹점 수수료 문제 등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업 계열 카드사들의 싸움이 길어지자 금융당국은 직접 나서 싸움을 중재시켰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들은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에 전화를 걸어 "볼썽 사나운 싸움을 중단하라"고 권고했고, 대신 업계 자율적으로 배타적 사용권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길 권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삼성카드의 답변을 들어봐야 하겠지만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닌 만큼 관행화 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한 발 물러서겠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금융업권들이 모두 배타적 사용권을 도입하고 있다 해서 카드사들도 금방 이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카드 상품 자체가 단순해 여러 카드사들의 상품과 서비스가 비슷한 만큼, 제도가 업계의 특성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

AD

가계부채 증가 등 카드사들의 과당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금융당국도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배타적 사용권을 도입했을 때 반대급부로 카드사들의 상품경쟁 등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은별 기자 silversta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