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돈이 되나요>, <시크릿 가든>이 되기에는 힘에 부치다
<사랑도 돈이 되나요> 4회 MBN 토-일 밤 11시
신데렐라 판타지가 핵심인 드라마가 스스로 그 판타지를 깨고자 진심으로 노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한 시도는 대개 전형적이고 진부한 설정을 색다르게 포장하려는 전략적 설정에 가깝다. 하지만 그 전략이 작품 안에서 성공적으로 구현될 경우 신데렐라 스토리의 물신성에 대한 문제의식과 판타지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도 있다. 재벌 3세 남주인공이 가난한 신데렐라에게 현실적 계급차를 강조하면서도 동화 같은 판타지를 빌어 로맨스를 설득시켰던 SBS <시크릿가든>의 사례처럼. <사랑도 돈이 되나요> 역시 흔한 신데렐라 판타지를 뒤틀고자 하는 전략으로 물신주의를 전면에 내세운다. 인탁(연정훈)을 지배하는 건 날 때부터 귀족인 재벌 2세들과 달리 돈에 목숨 거는 “졸부근성”이며, 다란(엄지원)의 ‘뇌구조’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조건 좋은 남자를 “황금 동아줄”로 여기는 속물근성이다.
AD
돈에 대한 욕망을 전면 배치한 로맨스라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미국 폭스TV의 짝짓기 서바이벌리얼리티 프로그램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를 닮았다. 돈에 목숨 건 여성들의 오디션 장면이나 인탁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수많은 비용을 들여 다란을 변신시키는 장면들은 특히 그렇다. ‘인탁과 결혼하기’라는 최종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다란의 좌충우돌은 서바이벌프로그램의 미션 수행 과정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정작 이러한 메시지를 전개하는 과정 자체가 당혹스러울 만큼 촌스럽고 진부하다는 점이다. 인탁과 다란이 계속해서 충돌하게 되는 상황은 억지스럽고, 캐릭터는 얄팍하며, 코미디는 어색하게 붕 떠 있다. 아직 초반부지만 그 이야기의 진부함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물신시대의 색다른 로맨스를 보여주겠다는 드라마의 미션 성취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