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지중해 연안에 확산되고 있는 물고기 기생충 '에일리언 베티' 관련 게시물이다. 물고기 혀를 파먹고 사는 이 기생충의 정식 명칭은 '세라토토아 이탈리카(cerathotoa italica)'. 이 기생충은 아가미 등을 통해 침입한 뒤 혀에 붙어 물고기 피를 빨아 먹고 성장한다. 물고기 아가리를 벌리면 혀가 있어야 할 곳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마치 에일리언 유충 '체스트 버스터'가 숙주 몸을 가르고 튀어 나오는 것과 유사하다. 여자이름 '베티'는 기생충학자들이 붙인 별명이다.
이 기생충은 사람이 먹어도 지장은 없지만 물고기에겐 치명적이다. 물고기가 자라는 걸 방해하고 수명도 줄인다. 샐퍼드 대학 연구팀은 스페인 인근 보호 구역에서 어류 30% 정도가 이 기생충에 감염됐지만 이탈리아 남획 지역에서는 47% 이상이 감염됐다고 분석했다. 물고기를 함부로 잡아들이는 것과 기생충의 확산과는 어떤 관계일까? 연구팀은 물고기 보호 규정이 약한 지역에서 사는 작고 어린 물고기가 해로운 기생충에 감염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일리언 베티와 비슷한 기생충으로는 시모토아 엑시구아(Cymothoa exigua)라는 기생충이 있다. 이 기생충도 물고기 혀를 갉아먹으며 산다. 통통한 몸매와 우윳빛 몸색깔 때문에 일부 기생충 마니아들에게는 '기생충계의 여왕님' 혹은 '여신'으로 불리기도 한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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