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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내홍, 이번엔 특허 가로채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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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 서남표 총장 모바일하버 특허 명의변경 의혹, 담당 교수 “처절한 심정”, 학교는 “수사의뢰”

서남표 KAIST 총장이 모바일하버 관련 특허명의 변경 논란에 휩싸였다.

서남표 KAIST 총장이 모바일하버 관련 특허명의 변경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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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교수의 특허를 가로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KAIST가 다시 혼란에 빠졌다.

KAIST에서 주력사업으로 추진하는 모바일하버의 주요 특허가 연구를 맡은 교수에서 서 총장으로 바뀌었다고 교수협의회(회장 경종민)가 의혹을 제기했다. 학교측은 허위사실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지난 23일 교수협은 운영위원회 이름으로 학교에 보낸 질의서에서 “2009년 8월10일 KAIST 기계과 박윤식 교수가 발명한 모바일 하버관련 ‘해상부유물의 동요방지장치(출원번호 10-2009-0082785)’ 특허출원자 명의가 그해 9월1일 서남표 총장으로 바뀌었고, 특허사무소에서 지난달 17일 발명자를 서남표에서 박윤식으로 바꿨다”며 학교에 의혹을 제기했다.

교수협의회는 “도대체 누가 어떤 근거와 이유로 재변경지시를 내린 것인가. 최고경영진의 무절제한 특허탐닉이 가져온 ‘준비된 재앙’이란 생각이다. 이 사건과 관련, 누구든지 조금이라도 의도한 부분이 있으면 철저하게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박 교수가 2009년 9월3일 학교행정절차를 무시하고 곽병만 교수 등 5명이 발명자로 된 발명신고서를 서남표 총장으로 직접 바꿨다”면서 “본인들의 동의 없이 바뀐 것을 확인하고 지난 달 17일 오류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학교는 이어 “사실관계를 파악한 결과 서 총장에 대한 인신공격 목적으로 박 교수와 교협 수뇌부가 치밀하게 준비해왔다고 판단, 적절한 행정조치를 취한 것”이라면서 “필요하면 사실확인을 위해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며 총장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행위에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허 명의변경 과정=교수협과 학교의 자체조사결과에 따르면 특허명의 변경과정은 ‘곽 교수 외 4명→서 총장→박교수 ’로 바꿨다. 2009년 8월 학내 특허관리시스템에 올라 온 특허발명신고서엔 특허명의를 당시 모바일하버사업단장인 곽 교수 등 5명으로 등록됐다.

그해 9월3일 박 교수가 직접 발명자의 변경을 특허사무소에 신청했고, 특허사무소는 특허청에 특허출원하면서 서 총장으로 발명자를 올렸다.

학교에선 2010년 10월20일 특허명세서상 발명자와 학내 특허관리시스템상 발명자 일치작업을 하면서 특허명의가 다른 것을 알고 일치화작업을 벌여 학내시스템에도 서 총장으로 발명자를 바꿨다.

지난 달 17일 학교본부는 박 교수가 발명자 동의 및 학내 행정절차를 따르지 않고 임의로 발명자를 바꿔 출원한 것에 대해 오류를 수정해줄 것을 모바일하버사업단에 의뢰했다. 모바일하버사업단 담당자가 박 교수에게 확인한 결과 발명자가 박 교수란 말을 듣고 특허사무소에 발명자 정정신청을 하면서 박 교수로 명의자가 최종변경됐다.

특허의 명의변경을 박 교수가 지시한 것이란 학교쪽의 발표에 당사자인 박 교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박윤식 교수 입장=박 교수는 “주요 당사자로 지명 당한 사람으로 참담하고 처절한 감정을 억제할 수 없었다. 과연 이 학교가 그렇게 자부심을 느끼면서 지난 30년 이상 근무한 내 직장이 맞는가”라며 “이달 21일에서야 이 사안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27일 학내포털에 올린 자료에서 “2009년 6~7월 중 본인주관 아래 제안된 아이디어들의 실현타당성을 검증하는 회의를 열고 그중 5건을 특허출원계획을 세웠고 문제가 되고 있는 특허는 본인이 그 회의에서 새로 제안한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그 뒤 특허출원관련 업무에 일체 관여한 적 없다고 밝힌 박 교수는 “출원되고 있는 특허와 관련,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으며 특히 홍보실자료에서 주장하는 제가 발명자교체를 전화로 지시했다는 부분은 절대로 그런 적이 없다”고 학교주장에 반발했다.

박 교수는 “2009년 8월 내가 낸 아이디어가 서남표 총장으로 발명자가 바뀌고 계속 그 상태로 있다가 지난 달 17일 전화통화 후 내 이름으로 다시 바뀌게 됐다는 것을 지난 주인 21일에야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카이스트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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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총장, 법적 조치 검토=서 총장도 교협 주장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서 총장은 27일 열린 부총장단회의서 “묵과할 수 없어 참을 수 없다. 제자들 보기 부끄러운 수준의 루머는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구성원 견제문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 총장은 이어 “교수협 운영위의 이번 주장에 근거 없는 비방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례, 책임 있는 비판을 해야한다는 성찰의 케이스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는 “총장퇴진운동을 줄기차게 벌여온 교협의 언론플레이 자제를 권고한 지난 7일 이사회 결정을 무시하고 총장에 대한 인신공격을 목적으로 언론사에 내용을 제보했다”며 “비신사적·비윤리적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학교는 빠른 시일 내 관련자료를 연구진실성위원회에 제출해 조사를 받는 한편 경찰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학교는 또 “학내 외 허위사실을 유포해 학교 및 학교를 대표하는 총장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행위 등에 대해서도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수협, 두 자연인 사이 일어난 일=교수협은 학교의 입장이 발표된 뒤 27일 오후 교수협의회 소속교수들에게 ‘교수협의회 입장’이란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에서 교수협은 “특허의 발명자 변경문제는 학교 안의 두 자연인 서남표와 박윤식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며 “학교쪽에서 진정 ‘진실규명’을 하고자 했다면 공정하게 양측 주장을 듣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한쪽에 치우친 주장만을 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밝혔다.

교수협은 이어 “학교는 박 교수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 즉시 그 증거를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학교에 요청했다.

교수협은 사실조사를 위해 외부인중심으로 추천 받아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교수협의 의혹제기와 학교의 강력대응계획은 지난 7일 KAIST 이사회의 이사진교체와 맥을 같이 한다.

그 때 이사회가 학교당국, 교수협-교수평의회, 학생회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당부했지만 교수협과 학교가 대화보다 대립모습을 보여 이사회 요구는 물거품이 됐다.

이번 특허명의 변경사태는 다음 달 30일 열릴 이사회에도 영향을 주게 됐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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