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계 헤지펀드 바우포스트그룹은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23만3989주(5.77%)를 처분해 241억원을 현금화했다. 주당 평균 매도 가격은 10만3254원이다. 처분 후 바우포스트그룹이 보유 중인 삼천리 주식은 11만1322주(2.75%)로 줄었다.
이에 앞서 바우포스트그룹은 지난달에도 10만주를 장내에서 처분했다. 당시 주가는 9만원대였다. 주주제안과 관계없이 투자 철수를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가려던 마당에 경영권 분쟁 덕에 바우포스트그룹은 주당 1만원 이상, 15억원 이상 현금을 더 챙긴 셈이다.
하지만 투자 원금에 비해서는 아직 손실 상태다. 지난 2004년 10월1일 주당 5만9577원에 7700주를 매수한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 2008년 4월에는 지분 13.24%(53만6919주)를 보유한 2대주주로 올라섰다. 총 투자금액은 586억3602만원.
바우포스트그룹의 대규모 주식 매각으로 소액주주측의 공세에도 힘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은 지난해 연말 기준이라 바우포스트그룹은 여전히 10.98% 지분을 행사하지만 이미 철수를 결정한 마당에 경영권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당 1만원 배당요구만 관철되면 대표이사 해임 등의 안건에 대해서는 무리할 이유가 없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현재 배당 요구와 함께 대표 이사 해임 및 추천 이사 선임을 요구하고 있는 공격자측은 약 9%가량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만득 회장 등 삼천리 경영진이 확보하고 있는 35% 지분을 감안하면 바우포스트측의 적극적 동참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야 다른 국내 기관투자가의 동참도 끌어들일 명분이 강화된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바우포스트그룹의 지분 매각으로 어긋나게 된 셈이다.
개인 투자자 강형국씨 등 소액주주들은 호주계 운용사 헌터홀 투자운용은 삼천리 주주총회를 앞두고 대표이사 해임과 이사 선임, 유상감자, 현금배당 주당 1만원 등 9건의 주주제안을 발의한 상태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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