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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주장과 진실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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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부러진 화살 -1월 15일의 진실’ 토 SBS 밤 11시
영화 <부러진 화살>로 촉발된 성균관대 김명호 전 교수의 ‘석궁 사건’ 재판에 관한 논란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는 김 전 교수와 영화가 제기한 의문점들을 추적하는 것으로 방송의 포문을 연다. 사건의 주요 증거물인 ‘부러진 화살’의 행방은 찾을 수가 없었고, 증거로 제출된 옷의 혈흔이 정말 피해자 박홍우 부장판사 본인의 피가 맞는지 대조해보자는 피고 측의 요구는 기각되었다. 제작진은 와이셔츠에 묻은 핏자국은 아무리 열심히 빨아도 시약으로 테스트하면 혈흔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실험으로 보여줬으며, 사용된 석궁이 상태가 좋지 않아 2cm가량의 상처도 내기 어려웠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추리물의 문법을 차용해 사건 당시를 재현하는 기법은 시청자의 몰입을 높여 사건의 개요를 효과적으로 설명했고, 각종 실험들은 김 교수가 제기한 석연찮은 의문점들에 대한 신빙성을 높였다.

그러나 <그것이 알고 싶다>는 <부러진 화살>이 그렇듯 몇 가지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다. 그리고 영화완 달리 팩트의 영역인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는 몇 가지 사실의 누락이 큰 차이를 만든다. 제작진은 유전자 분석결과 와이셔츠에서도 동일혈흔이 발견되었다 명시한 대법원 판결이나, 법원이 혈액 채취 요구를 기각한 사유는 언급하지 않는다. 자신의 재임용 탈락이 95년 대학별고사 ‘수학2’ 주관식 문제 오류 지적에 대한 보복이라는 김 교수의 주장은 상세히 설명하지만, 법원이 재임용 탈락 사유로 인정한 ‘교육자 자질 문제’는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다. 제자와 동료 교수에 대한 상습적인 폭언,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에게 A+ 학점을 주는 불공정한 학점 운영 등의 문제들은 맥락에서 사라졌다. 제작진은 김 교수의 행위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을 전제하고, 사법부의 고압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인간적인 지혜’로 재판에 임하는 것만이 여론으로부터 사법부를 구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사법부의 폐쇄적인 이너서클을 비판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김 교수의 흉기를 사용한 자력구제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김 교수 사건을 앞세워 대중의 여론재판을 수긍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논조는 분명 어딘가 뒤틀려 있다. 좋은 주장도 탄탄한 팩트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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