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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몬티 총리, 바티칸과 세금 전쟁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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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만개 이상의 부동산에 3조원 세금 부과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가 그동안 신성불가침영역으로 여겨졌던 소위 ‘바티칸’에 대해 세금전쟁을 선포했다. 상업적 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교회 부동산에 대한 세금감면을 끝내겠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경제 3위의 경제대국이지만 국가부채 비율은 유로존에서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탈리아는 올해만 45조3200억원의 재정 긴축안을 강도높게 추진하고 있다. 몬티정부는 이탈리아 대부분의 시민들이 현재보다 세금 부담이 커진 만큼, 바티칸도 그 만큼의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바티칸과 교회들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은 이탈리아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총 2300개의 박물관과 도서관, 9000곳의 학교, 4700개의 병원, 수많은 호텔, 상점, 여행소 등 총 10만개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이탈리아 법률상으로 종교적 기능을 수행하는 건물의 경우 세금 부여를 면제하고 있다. 예컨대, 예배당이 설치된 곳이면 병원이나 호스텔인 경우에도 면세에 해당한다.

몬티 정부는 상업적 사용이 가능한 모든 교회시설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세제 특혜에 대해 유럽연합은 공정경쟁법에 어긋난다며 시정을 요청해왔는데, 이번 몬티정부의 세금 부여 결정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바티칸을 포함해 이탈리아 교회는 향후 수년간 20억유로(2조9537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바티칸측의 반발로 예상된다. 몬티 총리는 종교지도자들과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추기경 안젤로 바그나스소는 “그 같은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며 “지금 이런 논의가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영국 글렌데본 킹 자산관리의 니콜라 마린넬리는 “(교회 부동산에 대한 세금과세는) 매우 적절하고 바람직하다”며 “이탈리아가 처해있는 어려운 시기에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린넬리는 “그동안 교회가 보유한 자산에 대한 투명성 부족으로 이탈리아 정부의 잠재적 수익을 판단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몬티정부는 국채 위기에 대처하는 정부의 노력이 성역 없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음을 유로존에게 보여주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회에 반말은 있지민 몬티 총리는 이를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민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몬티정부는 록키드 마틴 사의 스트라이크 파이터 41대 구입을 철회하면서 40억유로 이상의 정부 예산을 줄여 방위산업계를 뒤집어 놓더니 2020년 올림픽 게임 유치를 위한 로마시의 고가 입찰을 차단 한 바 있다.

이번 세금과세여파는 경기침체로 재정적으로 고군분투를 벌이는 데다, 사제의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바티칸은 이중고를 치를게 될 전망이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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