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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잘보려면 '대박달' 노려라? "열받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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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응시료 내고도 정답 확인 불가 … 시험장에선 홍보방송도

11일 오전 서울의 한 토익 시험장에 수험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11일 오전 서울의 한 토익 시험장에 수험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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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졸업을 열흘 앞둔 대학생 이모 양은 오늘도 부지런히 일어나 집에서 버스로 이십 분 거리의 한 고등학교에 토익시험을 보러 왔다. 지난해 여름방학부터 마치 월례행사를 치르듯 시험을 본 게 벌써 열번째. 가장 최근에 본 토익 시험은 지난달 29일이었는데, 이달에는 토요일 시험이 하루 더 잡혀 있어 불과 보름 간격으로 내리 세 차례나 시험을 보게 됐다.

이양은 "토익시험에 어느 정도 운이 작용한다는 소문이 있다 보니 매번 '한번만 더' 하는 심정으로 반복해서 시험을 보고 있다"며 "집앞에도 고사장이 있지만 듣기평가 시간에 방송스피커 음질에 미세한 차이가 있다는 다른 수험생들의 평을 참고해 일부러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양은 정오를 조금 넘겨 토익시험을 마치고 나면 오후에는 신촌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인터넷으로 만난 몇몇 취업준비생들과 함께 오늘 본 토익시험의 정답을 맞춰 보고 문제 유형도 공유할 계획이다.

'전국민의 영어시험'으로 불리는 토익(TOEIC)에 대한 여론이 곱지만은 않다. '해커스어학원'이 토익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되려 비난의 화살이 토익시험을 주관하는 '미국교육평가원(ETS)'을 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토익 수험생들의 가장 큰 불만은 한번에 4만원이 넘는 비싼 응시료와 시험 후 정답을 공개하지 않는 운영 방식.
지난 2002년 2만8000원이었던 토익 정기시험 응시료는 10년 사이 50%가 올라 현재는 4만2000원에 이르고 있다. 이따금 시험일 임박해서 이뤄지는 '특별추가접수'의 경우 이보다 10%나 더 높은 비용을 내야 한다.

여기에 최근 기업체 입사시험에서 활용이 늘고 있는 토익스피킹 시험의 경우 한번 응시 하는데 7만원이 넘고, 라이팅(쓰기) 시험까지 포함할 경우 무려 20만원에 육박하고 있어 응시생들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취업준비생 고모 군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토익 시험을 취소할 경우 응시료의 절반도 환불받기 어렵다"며 "주관사가 성적표 재발행 비용까지 따로 받는 것을 보고는 혀를 내둘렀다"고 말했다.

점수 산정방식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는 것도 수험생들을 혼란하게 하고 있다.

대학생 박모 군은 "토익이 절대평가도 아닌데 어떤 달은 유난히 점수가 잘 나왔다는 응시생들이 많을 때가 있다"며 "이 때문에 소위 '대박달'을 노리고 시험을 자주 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험 직후에는 학원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문제와 정답을 공유하는 일이 공공연히 이뤄지기도 한다.

토익이 일반 기업은 물론 교원임용시험 등 국가시험에서도 영어 시험을 대체하거나 가산점을 주는 평가 기준이 되고 있지만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대학생 황모 씨는 "정답을 컴퓨터 OMR 카드로 채점하고 성적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는데 시험을 보고 성적을 확인하기까지 무려 3주 이상 걸린다는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점수를 받아보지 못한 상황에서 다음 회차 시험을 또 접수하게 하게끔 일부로 늑장을 부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꼬집었다.

직장인 이모 씨는 "시험장에 조금 일찍 도착해 평소 공부하던 책을 들춰보며 준비하려 했는데 토익시험을 홍보하는 시끄러운 방송이 무려 30분 넘게 나왔다"며 "다음 시험에 재활용하는 것도 아니면서 시험지에 메모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건 어느 나라 법이냐"고 분통을 터드렸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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