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골' 김보경, 왼발로 홍명보호를 구하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김보경(23, 세레소 오사카)의 왼발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홍명보호를 구했다.

김보경은 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4차전 사우디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인저리 타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적지에서 귀중한 승점을 보탠 한국은 2승2무(승점8점)로 앞선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오만(2승1무1패, 승점7점)을 따돌리고 조 선두를 굳게 지켰다. 각조 1위에게만 주어지는 런던올림픽 본선 티켓을 위한 교두보도 마련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두터운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맞선 사우디의 전략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익숙지 않은 경기장 분위기와 그라운드 사정도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골키퍼 이범영의 선방으로 몇 차례 위기를 넘긴 한국은 탐색전을 펼치며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는 순간 김보경이 나섰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보경은 중앙과 측면을 넘나드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찬스를 만들었다. 상대 거친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전반 3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홍정호(제주)의 헤딩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크로스바를 맞고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장면이었다.

한국은 후반 15분 오마르 쿠다리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계속했다. 교체카드를 활용하며 만회골을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결정력 부족에 시달렸다. 경기 종료가 임박하고 패색이 짙게 깔리면서 남은 경기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스쳐가는 순간이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인 후반 인저리 타임 김보경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수비 진영에서 홍정호가 길게 올린 크로스를 김현성(서울)이 머리로 떨어뜨렸고 문전으로 달려들던 김보경이 회심의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위기에 빠진 홍명보호를 구해내는 통쾌한 한방이었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오가며 능력을 검증받은 김보경은 중요한 순간 결정력을 과시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난 해 코뼈 골절로 한동안 부상에 신음하던 김보경은 올림픽대표팀 복귀 후 최근 킹스컵 노르웨이와 3차전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리며 통산 10번째 우승의 주역으로 거듭났다.

김보경은 이날 동점골로 홍명보호의 무패(9승3무) 행진에 힘을 보태며 올림픽 본선 직행의 희망을 이어나가는 발판을 함께 마련했다.

한국은 오는 23일 0시 오만을 상대로 최종예선 원정 5차전을 앞두고 한결 부담을 덜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