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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페이스]디지털 시대에 적응한 후지필름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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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132년 역사를 자랑하는 '필름의 대명사' 이스트만 코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영상업계의 중심축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동하는 사이 이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후지필름은 코닥과 달리 지난 10년 동안 뼈를 깎는 사업 영역 조정으로 생존에 성공했다. 이를 주도한 이가 고모리 시게타카(古森重隆ㆍ72ㆍ사진) 최고경영자(CEO)다.

고모리는 생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분식회계 스캔들로 만신창이가 된 올림푸스에 구원의 손을 내밀었다. 최근 일본 카메라ㆍ의료장비 제조업체 올림푸스가 일본 안팎 5개 기업과 자본제휴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확산된 것과 관련해 고모리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고모리는 "동종 업체의 기업인으로 올림푸스에 대해 강한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면서 "올림푸스가 지원을 요청하면 돕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처럼 힘든 시기에 일본 기업들이 서로 뭉친다면 위기를 극복하고 시너지효과도 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올림푸스를 경쟁사로 보기보다 협력 상대로 본 것이다.

후지필름도 지금의 올림푸스처럼 쇠락의 기로에 섰던 적이 있다. 고모리는 1939년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이후 일본 나가사키(長崎)에서 성장해 도쿄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63년 후지필름에 입사했다. 그가 후지필름 CEO로 등극한 것은 2003년 6월이다. 당시 후지필름은 변화를 절실히 필요로 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해 생사의 기로에 서 있었던 것이다.

후지필름은 지난 10년 동안 고모리 체제 아래 과감한 사업 영역 조정으로 본업인 필름ㆍ카메라에서 새로운 부문인 평판 디스플레이, 의료장비, 제약, 화장품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결과 필름ㆍ카메라의 수요 부진 속에서 살아남는 데 성공했다.
고모리는 사업 재편 작업이 마무리된 요즘 기업 인수합병(M&A) 및 파트너십 체결에 힘을 쏟고 있다. 신기술을 획득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후지필름은 미국 소재 초음파 진단 장비 제조업체 소노사이트와 9억9500만달러(약 1조1280억원) 규모의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M&A와 협력관계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지필름을 오뚝이처럼 일어서게 만든 고모리에게 요즘 고민이 생겼다. 엔화 강세와 유럽 부채위기 확산으로 의료장비 시장이 타격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회계연도 상반기(4~9월) 후지필름의 전체 매출 가운데 55%가 일본 밖에서 비롯됐다. 그만큼 후지필름이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고모리는 정부에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며 엔화 강세의 주요 원인이 일본의 약한 정치적 리더십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당 76.68엔인 달러ㆍ엔 환율이 85~90엔은 돼야 적정하다고 본다. 그는 "엔화 가치가 더 올라가면 일본 내 공장을 유지하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면서 "순익도 지금의 절반으로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유로존 부채위기도 걱정거리"라면서 "유로존의 성장둔화가 중국과 다른 신흥국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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