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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호반길···눈꽃, 불꽃 호수가 빚은 솜씨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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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호반길···눈꽃, 불꽃 호수가 빚은 솜씨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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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수풀처럼 우거진 안개를 헤치고 강가에 섰다. 아스라한 옛 추억들이 잔 물살처럼 밀려왔다 사라진다. 바람 한점 없는 수면 위로 또 한무리의 흰물결이 무수히 피어오른다. 어느 순간 수면을 박찬 물새떼가 거대한 파도를 만든다. 얼음꽃에 감싸인 수초와 갈대들이 놀라 쨍~쨍 아우성을 친다.

한때 춘천은 가장 낭만적이고 대중적인 여행지였다. 승용차가 귀했던 시절, 경춘선 기차를 타고 찾았던 춘천은 공지천과 커피숍 이디오피아, 그리고 소양호에서 배를 타고 가던 청평사로 추억된다. 그런 춘천이 달라졌다. 경춘고속도로가 뚫리면서 경춘가도는 한 층 여유로운 호반드라이브길로 변신했다.
겨울날, 이길은 물안개와 상고대(서리꽃)가 빚어내는 환상의 드라이브길이다.

경춘가도 청평을 지나면 바로 의암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지 않고 우회전해서 화천방면으로 가면 의암호 호반드라이브길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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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길은 춘천 의암대에서 춘천댐에 이르는 의암호의 서쪽길 20km길이다. 바다같이 넓은 호수를 옆에 끼고 산허리를 굽이도는 물길이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이길은 물안개가 아니더라도, 경관이 아름답고 볼거리도 쏠쏠하게 숨어 있는 호반길이다. 경치가 아름답고 길이 평탄해 흔히 마라톤코스의 일부로 사용되는 2차선 길이다.
초입인 삼악산 등산로 입구를 지나는 길에 깍아지른 벼랑이 병풍처럼 이어지지며 긴장감마져 느끼게 해준다.

호반길은 의암댐에서 부터 시작한다. 지금은 의암교가 새로 놓이고 터널을 뚫어 의암댐을 우회해 춘천으로 들어가지만 예전에는 모든 차량이 의암댐을 꼭 건너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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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로 가려면 의암교 바로 앞에서 우측으로 빠져 의암교 밑을 통과해 옛 도로로 접어들어야 한다. 경춘가도의 이정표처럼 알려진 강촌 검문소에서 4km지점이다. 다리밑을 나서서 댐을 건너지 말고 화천과 춘천호 방향으로 직진한다.

의암호의 푸른물과 호수넘어 춘천시가를 멀리 바라보며 강변길을 계속 이어 달린다.

이른 아침 의암호 호수가는 온통 하얀 눈세상이다. 눈꽃 중 최고로 치는 서리꽃, 상고대다. 서리꽃이 감싸고 있는 물안개 가득한 호수는 선경(仙境) 그 자체. 발소리에 놀라 꿈속 같은 풍경이 걷힐까 상고대에 취한 발걸음 다독이며 조심스레 호숫가로 다가갔다.

봄, 가을 호수의 물안개가 짙은 장막이라면 겨울 물안개는 살랑이는 비단이다. 분분이 피어 오르는 안개 속으로 물오리가 떼를 지어 유영한다. 수초는 서리꽃을 곱게 입었고 물과 맞닿은 곳엔 동그란 얼음이 얼어 크리스털처럼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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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같은 호수는 새들의 이착륙으로만 잠시 일렁인다. 잔잔한 의암호를 깨우는 유일한 진동이다. 이 마저 없었다면 호수는 새들 발목을 옭아맨 채 얼어버렸을 것 같다.

호반길은 오전엔 의암댐에서 춘천댐 쪽으로, 오후엔 반대쪽으로 차를 몰면, 역광을 받아 한층 눈부시게 빛나는 겨울호수를 만날 수 있다. 길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호수엔 붕어섬을 시작으로 하중도ㆍ상중도, 고구마섬, 고슴도치섬이 차례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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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섬 사이를 이어주는 것은 물안개이거나, 잘게 부서지며 빛나는 햇살이다.

고대 토기류서부터 전통 농기구에 이르기까지 우리 옛 생활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현암민속관, 애니메이션 문화의 모든 것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박물관, 춘천인형극장이 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춘천댐을 만나 직진하면 춘천호반을 따라 화천의 화천댐까지 이어지고, 더 멀리는 해산터널 지나 평화의 댐에 이르게 된다. 춘첨댐을 건너 물줄기를 따라 내려가면 춘천시내로 들어가게 된다.

춘천=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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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메모
△가는길=
서울에서 46번 국도를 타고 가다 청평, 가평, 강촌을 지나 의암교를 건너지 않고 화천 방면으로 직진하면 호반길로 들어선다. 1월~2월초까지만 볼 수 있는 춘천 상고대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호반길 건너 소양강이다. 특히 소양3교,5교 부근에는 이른아침이면 카메라를 사진가들로 북적인다.

△먹거리=춘천명물 닭갈비와 막국수를 빼놓을 수 없다. 춘천 명동 일대에 소문난 닭갈비집들이 많아 어디를 가도 비슷하지만 온의동 닭갈비거리에 있는 유림닭갈비(033-253-5489)는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맛집이다. 소양5교 북쪽 율문리의 시골막국수(033-242-6833)는 다른곳과 달리 육수 대신 동치미국물을 써 시원한 맛의 막국수를 낸다.

△체험=카누를 타고 의암호를 둘러볼수 있는 물레길이 있다. 송암레저타운에 가면 카누제작과 모형만들기, 카누타기 등을 할 수 있는 업체가 있다. (블루클로버 070-4150-8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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