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 마지막 구절쯤 가면 괜히 눈물이 핑 돈다. 이제 막 임종한 아내 앞에 어느 노인이 불러내는 담담한 추억담과 사랑을 향한 쓸쓸한 호명. 여보 그 때를 기억하오. 사랑은 아름답지만 멸망하는 목숨을 지닌 인간에게, 그 아름다움은 덧없고 허전하다. 저 60대 노부부는 내가 걸어가는 보통의 삶의 필연적인 전망을 읽게 한다. 어느 날, 나는 저 남자가 노래부르는 자리 저편에 누워, 아내로부터 저 노래를 들을까. 나도. 무엇에 미쳐 살았는지 정신없이 여기까지 왔고, 다시 저기까지 갈 것이다. 그래도 괜찮지 않느냐고, 죽은 가수가 산 사람을 위로한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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