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맞춰 드려라"..알맹이 없는 한건 내놓기 일쑤
삼성, LG, 현대차, SK 등 주요 그룹 대표단은 최근들어 잇따라 지식경제부장관, 공정거래위원장의 호출을 받았다. 이때마다 각 기업들은 정부의 요구에 화답하기 위해 투자, 일자리, 동반성장 등에 대한 방침을 내놨다. 하지만 정부의 일정에 맞추다보니 설익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설익은 발표로 정부 요구에 화답해야 하는 재계의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재계 한 임원은 "동반성장 취지는 이해하는데 환경조성을 해주고 요구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특히 4대그룹만 불러서 지시하는 방식도 말이 안된다. 대한민국에 4대그룹밖에 없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주도의 동반성장, 직발주 정책 등의 큰 틀에 동의한다"면서도 "민간기업이 스스로 해소하도록 유도해도 되는 내용을 일일이 불러 전달하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감세철회, 규제강화 등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주지도 않았으면서 이제와서 불러서 투자 및 일자리 늘리라고 하는게 앞뒤가 안맞는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일괄적인 주문으로 기업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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