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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축하 난, 쌀 등 팔매 600만원 상당 복지재단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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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난(蘭) 대신... 쌀로 받아 기증하고, 관행적으로 받던 음료수 아동센터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노원구청을 방문한 민원인들이 청사 입구에 진열된 각종 ‘난(蘭)’과 ‘쌀’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름다운 자태를 지닌 난(蘭)에 한 번 놀래고 가격에 한 번 놀랜다. 시중가의 30~40%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난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진하면 직원과 지인들로부터 으레 축하 난을 받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관리가 잘 되지 않아 난 등이 말라 죽거나 고사한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냈다. 이를 팔아서 이웃돕기에 활용하고 클린구정의 이미지를 실현하자는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에서 시작됐다.

노원구(구청장 김성환)은 지난 11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노원지부(지부장 전병일)와 함께 불우이웃 돕기를 위해 직원들이 기증한 승진 축하 난을 파는 ‘승진 축하 난, 쌀 희망나눔 장터’ 행사를 열었다.
◆승진 축하‘蘭’, 쌀’을 이웃사랑 실천의 장으로

매년 1월과 7월 각 자치구 정기인사 때 승진·전보자가 발생한다. 직원과 지인들은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 각종 난이나 화분 등을 보낸다.

문제는 이렇게 받은 난 등은 관리소홀 등으로 대부분 말라 죽거나 고사되기 쉽다. 그럼에도 직원들은 승진이나 전보 시 매년 연례적으로 난을 보내 축하해 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노원지부(지부장 전병일)는 승진과 전보 시 축하 ‘난’ 대신 ‘쌀’로 받자는 운동을 지난해부터 전개, 올 승진자들에게 축하 난 대신 쌀 800kg(50포)가 이들 승진자에게 전달됐다.
축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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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내부에서 기부문화가 확산된 시발점은 승진 시 받은 ‘쌀’과 ‘난’을 민원실 입구에 비치, 직원과 내방 민원인에게 팔아 그 수익금을 복지재단에 기부, 따뜻한 겨울나기를 만들자는 제안에서 비롯됐다.

지난 11일 박원순 시장을 비롯 많은 지역주민 600여명이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노원구청을 방문했다.

주민들은 신년회 장소인 대강당에 오르기 전 1층 로비 한 쪽을 빼곡히 에워싸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주민들에게 둘러싸인 것은 가지런히 진열대에 놓여 판매되고 있는 난 120여 개와 쌀 50포(800kg).... 주민들을 놀라게 한 것은 아름답게 자태를 뽐내고 있는 ‘은변’ 등 120개를 시중가의 30~40%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판매가격 결정은 구청 인근 화원집 사장님으로부터 감정가격을 받아 진열대에 비치된 화분에 가격표를 부착해 구매자의 결정에 도움을 주도록 했다.

11일 오후 1시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판매 시작 4시간 만에 동양란인 ‘은변’ 등 110개가 바로 팔릴 정도로 직원 및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올해 승진해 첫 과장으로 부임한 최미숙 디지털홍보과장은 20여개의 축하 난을 이번 행사에 기증하면서 “승진이라는 경사를 통해 받은 축하 蘭을 다시 좋은 일에 사용할 수 있게 돼 기쁨이 두배로 크다”며 “작으나마 겨울철 힘든 이웃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는 이렇게 판매된 난 120개와 쌀 50포(800kg) 등 600여만원 수익금 전액을 복지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구와 함께 마련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전병일 노원지부장은 “인사이동과 함께 축하의 의미로 주고받은 난을 관상이 아니라 좀 더 의미 있게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인사철에 맞춰 지속적으로 열겠다”고 말했다.

한편 축하 난 대신 쌀을 받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증하는 직원들도 있다.

지난해 12월 직원 내부 게시판에 신선한 글이 올라왔다. 한 직원이 축하 난은 정중히 사양하며 준다면 쌀로 대신 받아 불우한 이웃에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사연의 주인공은 지난 1일 서기관으로 승진한 이선기 행정지원국장이다.

이 국장은 이런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인사이동과 함께 축하의 의미로 주고받는 난이 고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깝고 낭비라는 생각마저든다” 며 “검소한 공직문화를 조성하고 낡은 관행을 개선하는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위한 것”이라 취지를 밝혔다.

이 국장을 비롯해 승진 축하 난 대신 쌀을 받은 직원은 3명이며, 총 50포의 쌀을 기증했다.

노원구는 앞으로 인사철을 맞아 승진과 전보자에게 전달되는 난은 쌀로 대신 받고 지인들로부터 부득이하게 전달된 난 등은 쌀과 함께 판매, 수익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할 예정이다.

직원들의 작은 변화를 통해 맑고 깨끗한 공직풍토를 조성, 구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노원구가 되겠다고 밝혔다.

◆민원인에게 관행적으로 받았던 음료수...이제는 지역아동센터로

구가 청렴을 이웃사랑으로 실천하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민원인이 직원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준 음료수도 예외는 아니다.

노원구는 민원인에게 받은 어떠한 금품도 클린센터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인 음료수인데, 구는 지난해 9월 구청장과 7급 이하 실무직원이 함께하는 청렴 토론회를 펼쳤다.

이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민원인에게 감사의 표시로 관행적으로 받았던 음료수 등 소액 물품에 대해서 엄격하게 공무원행동강령을 적용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의견과 기존의 공무원의 인식이 변화돼야 청렴 문화를 정착할 수 있다”라는 의견이 맞섰다.

토론결과 시대가 변함에 따라 주민과 공무원의 청렴인식이 변화 돼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민원인에게 받은 물품은 클린센터에 신고, 투명하고 깨끗한 노원 만들기에 모두 동참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토론회를 마쳤다.

그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민원인이 관행적으로 가져온 음료수 등 클린센터에 신고 된 물품은 총 157건이였다.

이 중 음료, 과자 등 즉시 기증이 가능한 145건의 물품은 산돌, 마음터 등 지역내 저소득층 자녀 보호시설인 지역아동센터 11개 소에 기증했으며, 변질되기 쉬운 물품 5건에 대해서는 즉시 폐기 처분했다.

그리고 민원인들이 감사의 표시로 직원들에게 선물한 주류 8병, 홍삼 1세트 등 7건은 민원인에게 다시 돌려주려 했으나, 이를 거부하여 클린센터에 신고되었는 바 이들 물품에 대해 지난 12월에 1층 현관 로비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매를 실시했다.

그 결과 시장가격의 8만원인 와인은 4만2000원에 낙찰 되는 등 대부분 물품이 60% 정도 가격에 낙찰됐으며, 경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 31만2000원 모두를 복지재단에 기탁했다.

이와 함께 금품 등이 오가기 쉬운 부서에 근무하면서도 부패 없는 청렴 노원 만들기에 기여한 직원 2명에 대해서도 표창을 수여했다.

구는 이렇게 기부된 물품에 대해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제공자에게 처리결과를 알리고 구 홈페이지를 통해 주민에게 공개하도록 했다.

구가 이처럼 청렴과 기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청렴을 통해 주민들에게 신뢰를 얻고 동시에 연말연시 구가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솔선수범하기 위해서다.

이외도 구는 청렴서한문 발송과 간부 공무원 청렴교육, 청렴 뮤지컬 공연 등 깨끗한 공직문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제도 발굴과 사업을 전개해 왔다.

특히 이번 구의 클린신고 활성화 사례는 서울시 청렴시책 제도개선 우수사레로 선정돼 앞으로 전 자치구로 확산 시행될 예정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설을 맞아 작은 기부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소중한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앞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홍보과 (2116-3424)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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