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혁명(생각의 나무)'는 인류가 지난 200년간 일궈 온 기술의 진보를 고대의 '위업'과 같은 자리로 격상시키는 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책은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사람을 두고 있다. 당시 불가능하다는 사업들을 진두지휘한 선지자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세기는산업혁명으로 그 이전에는 없던 시멘트와 강철 등이 발명되는 등 신기술들이 개발되며 기술의 모험이 가능해진 시대였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이런 시대 조류 속에서 그들이 반대를 무릅쓰고 거대한 구조물에 도전하는 모습을 한편의 드라마로 그려냈다.
아버지의 계획을 이어받아 브루클린 다리 건설에 나선 워싱턴 뢰블링(Washington Roebling)은 브루클린과 맨해턴 사이를 흐르는 이스트강 밑바닥에서 작업하다 잠수병에 걸린다.그렇지만 그는 14년간 아내를 통해 다리 건설을 계속해 결국 성공시켰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영웅들의 꿈에만 찬사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이들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뒷받침한 노동자들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쏟고 있다. 그는 숱한 노동자의 희생을 열거해 영웅으로 추켜올린 공학자들의 성공을 에운다. 그는 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하면서 "적어도 10t의 중국인들의 유해가 배에 실려 중국으로 보내졌다고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또 그레이트이스턴호를 진수한 날 "인부 네 명이 불구가 됐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 책이 꼽은 기술의 성과가 북미와 유럽에 한정돼 있다는 점은 시대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긴,아시아 등 다른 지역의 성과까지 천착하지 못한 것은 대단히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