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협의수수료 공시에도 '꼼수'
큰 손들에게는 초저율 수수료 안알리기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일부 증권사들이 큰 손들에게 제공하는 초저율 수수료를 공개하지 않고 알음알음 수익을 챙기고 있는 행태가 드러났다.
투자자 선택권 강화를 위해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의 협의수수료를 공개토록 했지만 몇몇 증권사는 협의수수료 부과기준만을 공개한 것이다. 금감원은 이들 증권사에 향후 추가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개 주요증권사 중 대신, 키움, 하나대투, 현대 등 4개사가 협의수수료율을 공개하지 않고 협의수수료 부과기준만을 공개했다. ‘4개월 평균 수수료 50만원 이상’ 등 협의수수료를 제공 받을 수 있는 기준과 적용 절차만을 명시하고, 정작 협의수수료를 몇 %까지 제공받을 수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협의수수료란 ‘매달 1억원 이상’ 등 일정 수준 이상의 거래를 약속한 투자자에게 증권사가 제공하는 기존 수수료보다 낮은 수수료를 말한다. 현재 대부분의 증권사는 ‘큰손’ 개인투자자에게 이같은 협의수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대우, 삼성, 동양, 우리투자, 미래에셋, 한국투자, 신한금융투자 등 7개 증권사는 당초 취지에 맞게 금액별로 구간을 나눠 투자자가 제공받을 수 있는 협의수수료율을 공개했다.
타 증권사와 달리 협의수수료율이 아닌 협의수수료 ‘부과기준’만을 공개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이 조만간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초 협의수수료를 공개토록 한 이유는 투자자가 확인하고 비교해서 수수료가 더 싼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며 “협의수수료율을 빼고 부과기준만을 공개한 증권사에는 추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한국 증시 왜 이렇게 뛰나"…코스피 랠리에 이탈...
한 증권사 마케팅 담당자는 “협의수수료 공개는 증권사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매달 거액의 약정을 돌리면서도 협의수수료를 제공받지 않고 있는 투자자들이 모두 협의수수료를 사용하게 되면 증권사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58조 1항을 통해 “금융투자업자는 투자자로부터 받는 수수료의 부과기준 및 절차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공시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