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부채위기 탓에 하반기 M&A 규모 급감
지난해 글로벌 M&A 규모는 2조6000억달러를 기록해 2010년 2조6600억달러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 보도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저금리 기조로 자금을 빌리기도 쉬운 상황이었지만 유로존 부채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M&A에 나서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진 사이크스 글로벌 M&A 부문 공동 대표는 30년간 M&A 시장을 지켜봤지만 정치적 요인이 지금처럼 크게 영향을 미쳤던 경우를 보지 못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많은 임원 및 최고경영자(CEO)들과 얘기를 나눴다"며 "M&A를 진행시키고 싶은 열망은 있었지만 그들 대부분은 상황이 좀더 분명해질 때까지 보류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M&A에 대한 규제도 까다로워졌다. 미국 2위 이동통신업체 AT&T는 지난해 3월 390억달러에 독일 도이체텔레콤의 자회사 T-모바일 USA를 39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으나 반독점법에 걸려 인수를 성사시키지 못 했다. AT&T는 지난달 T-모바일에 40억달러의 위약금을 지불할 것이라며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를 제치고 1위 사업자로 올라설 기회를 포기했다. AT&T의 T-모바일 합병건은 지난해 규모 2위의 대형 M&A였다.
유로존 부채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 M&A 시장 전망도 밝지 못 하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올해 1분기 동안이나 유럽 정상들이 금융위기를 처리할 수 있다는 신호들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M&A 활동이 거의 정체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의 크리스 벤트리스카 북미 M&A 사업 공동 대표는 M&A 시장은 매수자가 주도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많은 매각 건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탓에 매물은 많이 있지만 매수자들은 경기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혹은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M&A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들 현금이 풍부하다는 점과 글로벌 성장 둔화로 매출과 이익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결국 M&A를 통한 성장을 도모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M&A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UBS의 미국 투자은행 사업 대표인 아리예 부코프는 "기업들은 M&A 장애물이 제거되면 움직일 준비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매크로 환경이 좀더 분명해지고 안정되면 M&A 시장 문이 빠르게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총 6766억달러의 M&A를 성사시켜 글로벌 M&A 주관사 1위에 올랐다. JP모건 체이스가 2위에 올랐고 2010년 1위였던 모건스탠리는 4536억달러어치의 M&A를 성사시켜 3위로 밀렸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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