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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詩]황진이 시조 (2) '산은 옛산이로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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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옛산이로되 물은 옛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니 옛물이 있을소냐
인걸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노매라

황진이 시조 (2) '산은 옛산이로되'

■ 인걸이란 요즘 말로 하면 '완소남'이다. 물론 이쁜 남자라기 보다는 성격이 호방하고 시와 예술을 좀 알고 머리에 인생의 개념이 좀 들어있는 그런 남자를 가리켰으리라. 물이 인걸이라면 산은 누구인가. 당연히 황진이 자신이다. 대개 남자가 산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미스황은 여자가 산이고 남자가 물이라는 것일까. 이 여인은 어린 시절 눈먼 기생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아버지 황진사는 자신을 낳은 어머니를 버렸다. 너무나 아름답게 피어난 황진이는, 가슴 깊이 남자에 대한 불신과 냉담을 키우고 있었다. 이것이 당대 사내들을 환장시킨 '무심한 황진이'의 정체이다. 왜 사내들이 그토록 끙끙 앓았는가. 이 여인은 육체적인 사랑은 흔쾌히 동의해도 결코 마음을 내주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황이 가만히 읊조리는 것이다. 그래도 예전의 남자 중엔 '얘기되는 자'들이 좀 있었는데, 요즘은 왜 이 모양이람? 그 질책 속에는 당대 남자를 한방에 쓰러뜨리는, 말의 비수가 숨어있다. 이 시조를 들으며 자연을 멋지게 노래하는군요, 하는 사내라면, 황진이에게 이미 'GG'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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