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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詩] 황진이 시조 (1) '청산리 벽계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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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왜라
명월이 만공산 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황진이 시조 (1) '청산리 벽계수야'

■ 겉뜻은 이렇다. "푸른 산 속에 있는 푸른 계곡물이여. 쉽게 흘러간다고 자랑하지 마라. 푸른 바다에 한번 도착하면 다시 오기 어렵단다. 맑은 달이 빈 산에 가득 찼으니 쉬어간들 어떻겠느냐." 그런데 벽계수는 여자 마음을 사로잡는 일등 선수라고 스스로 뽐내는 실제 인물이었다. 한양에 살던 이 남자는, 개성(송도) 기생 미스황을 유혹하기 위해 당시 최고의 연애박사에게 자문을 구한다. "다만 황진이 집앞을 말을 타고 지나가되 그쪽을 향해 거들떠도 보지 말고 그냥 가시오." 벽계수는 코치의 이 말씀을 100% 접수했다. 달 밝은 밤, 최고의 미인이 거닐고 있는데도 아주 천천히, 그리고 무심히 지나간다. 막 다리를 건너려는 때에 황진이는 거문고를 타며 저 시조를 읊는다. 명월은 황진이의 별칭이다. 명월이 환한 밤에 좀 노시다 가면 어떠리, 하는 대목에서 그만 흔들려 뒤를 돌아보다가 말에서 떨어져버린다. 그때 황진이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쐐기를 박는 매몰찬 한 마디. "아이구 계수 아저씨. 나랑은 물이 다른가 보오. 계속 쭈욱 흘러가버리쇼, 잉."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이상국 기자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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