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시공사 계약방식 선정을 놓고 서울시와 고덕주공2단지 조합간의 대립양상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고덕주공2단지는 서울시 공공관리자제의 첫 시범단지지만 시공사 선정을 내년 3월로 미뤘다.


공공관리자제가 시행되면서 사업시행인가 이후에 바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으나 고덕주공2단지는 조합원이 원하지 않는 도급제 사업방식을 강요받게 되면서 시공사 선정을 늦추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시 주택국이 시공사 선정 계약방식을 두고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려했으나 별 다른 이유없이 설명회를 내년 1월로 연기하면서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낳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와 고덕주공2단지 간의 논란은 지분제 계약 방식이 불가능해지면서 불거졌다. 현재 재건축 사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공사표준계약서는 지분제와 도급제가 각각 구분돼 있어 계약서 상 내용에서 차이를 두고 있다. 도급제의 경우 공사금액을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지분제는 대물변제를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조합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고 있는것.


그러나 서울시가 공공관리자제를 도입하면서 제시한 공사표준계약서에는 공사방식에 따른 구분이 없다. 사실상 지분제 계약이 불가능해졌다. 고덕주공2단지의 경우 사업방식을 지분제로 추진해오던 곳이다. 이에 대해 조합측은 재산권 침해의 소지도 있기에 서울시 공공관리과에 지분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여러 번 요구해왔다. 조합 관계자들은 삭발까지 하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이와 관련 지난달 26일에는 시공자 선정방식을 두고 지역구의원과 강동구청, 조합이 모여 공청회를 열었으나 정작 당사자인 서울시는 참석하지 않아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오는 17일 공사표준계약서와 관련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설명회는 사전 해명없이 다음달로 연기됐다. 또 설명 주최도 서울시가 아닌 강동구청으로 변경됐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이유없이 연기한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정확한 의사와 함께 고덕주공2단지 뿐만 아니라 주변 단지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주최는 서울시이고 설명회를 해당구청에서 여는 것"이라며 "조합원들이 우려하는 미분양에 대한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분제 방식이 가미돼야 하기에 이 부분에 대한 보완까지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사전에 충분한 검토 없이 공공관리자제의 성과를 내기 위해 조합들의 의견을 무시한채 밀어붙이다보니 갖은 잡음이 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효수 서울시 주택국 사업본부장이 서울시장 부재중 대형 건설사 관계자에게 보낸 대외비 문건에 대한 풍문도 조합원 사이에 떠돌며 서울시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었다. 조합 관계자는 "김효수 주택국 사업본부장이 메이저 건설사에게 서울시의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도급제로 갈 것이니 준비하라는 내용의 소문이 나돌고 있다"며 "실제로 문서는 보지 못했으나 조합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심증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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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이런 풍문이 도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실례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은 조합과 반대로 지분제를 꺼리고 있다. 도급제는 건설사가 시공업체로 참여해 공사 후 공사비만 조합에게 받는 방식이다. 분양 수입이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구조이나 미분양이 발생하거나 사업비 증가 등의 손해가 발생해도 조합원이 책임을 지게 된다. 반면 지분제는 조합원이 일정 비율의 지분을 받는 대신 건설사가 일반 분양 결과에 따른 이익이나 손해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미분양에 대한 부담을 조합이 지지 않아도 된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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