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보내진 종합선물세트… “분위기 반전에 반응도 빨라”
현재로서 강남권에 거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일부 단지에서는 매도자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매수문의가 급격히 늘었다. 그렇다고 매수자들이 적극적인 것도 아니다. 다만 분위기는 확실히 반전됐다는게 강남권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견해다. 강남3구 규제완화에 7일 저녁에는 6600가구의 가락시영이 3종으로 승격된 까닭에서다.
가락시영 일대 N공인 대표는 "(종 상향 결정으로)일단 한시름 놨다"며 "무늬만 종 상향이라면 조합원 총회 과정에서 문제될 수도 있겠지만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맞물려 시세는 당분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의 결정으로 정비구역 용도를 2종에서 3종으로 상향하려는 둔촌주공과 잠실주공5단지도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들 단지들도 서울시가 요구하는 조건만 충족시킨다면 종상향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속내다. 둔촌동 일대 K공인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속도조절 소식에 재건축 단지들이 기를 펴지 못 했다"며 "가락시영의 종 상향 결정으로 이쪽 조합들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남권, 반응이 빠르다"=강남3구에 위치한 중개업소들은 "다른 때보다 반응이 빠르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강남3구를 배제했던 정부 완화책이 돌변한 영향이 크다. 7일 주택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이 보류된 개포주공 3단지가 예상과 다르게 기대감을 보이는 것도 같은 배경이다.
개포주공 일대 J공인 관계자는 "심의통과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은 아쉽지만 7일 발표된 대책으로 매도인들에게 기대심리가 생겼다"며 "2000만~3000만원씩 값을 올린 매물이 나오는 등 반응이 뜨겁다"고 밝혔다.
이렇다 보니 정부의 종합선물세트가 시장을 되레 자극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박 시장 취임 이후 꾸준히 내려앉던 강남 재건축 집값이 최근 들어 하락폭이 둔화된 것도 같은 배경이다. 가락시영만 하더라도 40.09㎡(전용)는 이달초 4억7750만원에서 8일 현재 4억9000만~5억원 사이로 급등했다. 다른 지역도 박원순 효과가 사라지는 분위기다. 서초 잠원동 한신6차 84.8㎡(전용)는 지난주 10억2500만원에서 이번주 최고 11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졌다.
◇투자가치 있나=가락시영 종상향에서 투기과열지구 해제까지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호재가 잇따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단순 호재가 재건축 수요를 진작 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가락시영의 경우 종 상향으로 호가가 오를 것이다. 하지만 투기지역에 대한 규제가 그대로 남아 있어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담보인정비율(LTV) 등이 적용돼 대출 여력 기반은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미국과 유럽의 금융불안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고 점차 실물경기로 전이될 조짐여서 수요진작을 통한 추가적인 규제완화 없이는 반쪽짜리 대책에 머물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인만 굿멤버스 대표도 "강남 재건축 시장에 작용하던 대못들이 빠져 투자심리 회복에 영향을 주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서울 핵심지역 대 단지 재건축 단지의 경우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에는 가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자금여력이 되는 투자자라면 침체된 분위기에서 나오는 초급매물은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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