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의 한 로드숍 브랜드 매장. 화장품 에센스를 구입한 고객에게 매장 직원은 3000원어치만 더 사면 해당 사은품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은품이라고 해봤자 용량 10~15ml에 불과한 스킨ㆍ로션 미니 세트인데 결국 '공짜'라는 말에 마음이 동합니다. 고객은 5000원짜리 헤어 젤을 구매하고 샘플을 챙겼습니다. 긴 생머리의 그녀, 헤어 젤은 얼마나 자주 사용하게 될까요.
대표적인 곳이 스타벅스. 매년 11월 1일부터 12월 26일까지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해 음료 17잔을 마시고 쿠폰을 모은 고객에게 새해 다이어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톨 사이즈 기준으로 1잔당 4000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써야할 돈은 얼마일까요? 6만8000원정도네요. 특히 3잔은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를 마셔야하는데요, 올해 시즌 음료는 토피넛라떼와 페퍼민트 모카로 각각 5100원입니다. 그렇다면 다이어리 가격은 얼마냐구요?1만7000원입니다.
올해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출시 일주일만에 3000여개가 증정됐고 약 8000개가 판매됐습니다. 초기에는 구입하는 분들이 더 많았던 셈이죠.
한 달 째인 지금은 어떻까요? 총 12만5000개가 나갔는데 이중 판매된 것은 2만5000개, 증정이 10만개라고 하네요.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1인당 평균 7만원가량을 썼다고 치면 70억원이나 되니 이만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성공한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죠.
엔제리너스의 다이어리에는 무려 43만원어치에 해당하는 쿠폰이 들어있습니다. 롯데홈쇼핑, 롯데호텔 이용 할인권 등 7개 롯데 제휴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로 푸짐한 쿠폰들이죠. 그러나 이 많은 쿠폰들은 모두 다 챙겨 쓸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공짜ㆍ무료ㆍ할인'에 현혹되기 쉬운 연말입니다. 보다 현명하게 생각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통해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을 '득템'해야겠죠.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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