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이머징마켓 대표 견인차 중국, 브라질, 인도의 경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주춤해진 신흥국 3분기 경제성장률은 유로존 부채 위기 확산과 미국, 유럽의 성장 둔화가 더 이상 신흥국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남미 지역 대표 신흥국인 브라질 정부가 6일(현지시간) 3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발표하면서 중국, 인도에 이어 브라질까지 세계 경제의 '악재'에 흔들리는 신흥국 대열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일부 신흥국의 경제는 가까스로 견실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브라질의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은 1조500억헤알(약 5880억달러)을 기록, 전 분기대비 0.04% 감소했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산업별로는 농축산업만 3.2% 성장했을 뿐 제조업(-0.9%)과 서비스(-0.3%) 등 대부분이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특히 내수 소비 위축이 심각했다. 소비 지출은 브라질 경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성장동력인데 민간 소비 증가율은 3분기 -0.1%를 기록해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권에 진입했다.

브라질의 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로 따져 봐도 확연한 둔화세다. 지난해 대비 올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4.2%, 2분기 3.3%, 3분기 2.1%를 기록했다. 이 또한 2009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FT는 브라질의 경제가 가파르게 위축된 원인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상반기에 계속 꺼내든 금리인상 카드와 세계 경제성장 둔화로 인한 천연자원 수요 감소, 내수 소비시장 위축 등에서 찾았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5%에서 3.8%로 낮췄다.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 신흥국으로 꼽히는 중국도 3분기 둔화된 성장률을 발표한데 이어 내년 '경착륙'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9.7%, 2분기 9.5%, 3분기 9.1%로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제조업경기가 뚜렷한 '위축' 국면에 들어섰으며 수출 경제가 흔들리면서 내년께 중국이 무역수지 흑자국에서 적자국으로 탈바꿈 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최근 중국 경제전문가들에게 2012년 경제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을 던진 결과 경제성장률이 뚜렷한 둔화 흐름을 탈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들이 나왔다. 세계은행 중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아도 한슨은 유럽연합(EU)의 부채 위기가 확산되고, 미국의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더 많이 둔화될 경우 중국이 경착륙을 피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인도도 느린 성장을 하고 있기는 마찬가지. 인도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6.9%로 2년여만에 가장 느린 성장을 했다. 모건스탠리 홍콩 지사의 체탄 아야 인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인플레이션, 투자 유치를 위한 개혁의 속도 저하, 약해진 글로벌 경제 성장 등이 인도 경제를 짓누르기 시작했다"면서 "이런 것들이 인도 경제성장 둔화 위험요소들"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7.2%에서 7%로 하향 조정했다.


신흥국 성장 둔화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인상 카드를 계속 꺼내들었기 때문이라는 공통된 이유를 가지고 있는 만큼, 신흥국 정부는 더 이상의 가파른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를 포함한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꺼내들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 8월 이후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인하 하면서 11%로 하향 조정하고, 지난 1일 75억6000만 헤알 규모의 감세 조치를 발표하는 등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전제품과 식료품에 붙는 공산품세(IPI)를 내리고 외국인 투자에 부과하는 금융거래세(IOF) 세율을 낮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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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5일부터 은행권 지급준비율을 일제히 0.5%포인트 인하해 은행권 대출 여력을 확대했으며,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이 머지않아 중국 정부가 긴축 통화정책을 멈추고 긴축 고삐를 느슨하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는 오는 16일 열리는 RBI 정책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내년 상반기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되면 기준금리의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인도는 성장 촉진에 도움이 되는 외국인 투자를 많이 유치하기 위해 최근 대규모 소매업에 대한 외국 기업의 투자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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