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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해도해도 너무한 금융권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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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정권 말기로 가면서 금융권 낙하산 인사가 점입가경이다.  

정부는 두 달 여 공석중이었던 한국주택금융공사(HF공사) 사장 자리에 지난 25일 건설교통부 출신인 서종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KAIST 초빙교수)을 전격 발탁 임명했다.
서 신임 사장은 현 정권 부동산 정책을 다듬은 인물로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테크노크라트(전문관료)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행정도시건설청에 몸담으면서도 세종시 원안에 문제가 있다며 교육과학 중심의 수정안 관철에 앞장서 주목을 받았다.

이 대통령이 재임 기간 한번 쯤 챙겨줄 인사로 꼽혀 온 이유다. HF공사 사장추천위원회가 가동하기 시작한 한 달 전부터 서 씨가 낙점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금융권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모 금융공기업 간부는 "이번 인사는 경제관료 출신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것 보다 더 특별한 케이스"라며 "HF공사가 아무리 주택 관련 기관이라 하더라도 금융경험 없이 수장 역할을 맡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커버드본드, 주택연금, 보금자리론 등 금융기관과 맞물린 각종 사업을 무리 없이 소화해낼 수 있겠냐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김경호 전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물러나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에 문제가 제기된 터여서 '자기 식구 챙기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충분히 나올만하다.

금융과 관계없는 인물의 '낙하산 인사'는 현 정권에서 꾸준히 문제가 돼 왔던 사안이다. 지난 9월 예금보험공사 신임 감사로 취임한 이상목 전 청와대 국민권익비서관은 우여곡절 끝에 안착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 민원제도비서관과 국민권익비서관 등을 지냈지만 금융권 경력이 일천하다. 애초 IBK기업은행 감사로 내정됐다가 노조와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아 무산된 이후 '재수'에 성공한 케이스다. 

IBK기업은행은 계열 IBK신용정보 사장과 부사장에는 각각 청와대 비서관과 한나라당 조직국장을 지낸 이재환씨와 류명렬씨가 내려와 '낙하산의 요람'이란 별명을 얻고 있다. 이 밖에 조양환 기술보증기금 감사, 김덕수 한국거래소 감사, 이해돈 주택금융공사 상임이사 등도 여당과 청와대 경력자를 모신 케이스다.

올해 만기가 된 주요 금융업체 감사 자리에는 힘이 빠진 금융감독원 출신이 배제되면서 감사원 인사들이 빼곡히 대기하는 등 더 노골화됐다는 비아냥도 들린다.

더 큰 문제는 정권 말의 무차별 낙하산 인사가 내년 말 대선 이후 무더기 중도하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선 이후 논공행상 과정에서 금융 공기업의 업무공백이 충분히 예견되는 대목이다.

지금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유럽발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이 리더십 부재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 청와대는 이를 모르는 거 같아 안타깝다. 금융 시스템이 망가지면 국가경제가 어떻게 결딴나는지 지금 유럽이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데도 말이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적재적소'요, '인사는 만사' 아닌가?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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