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 이상미 기자]첫번째 졸업생이 채 배출되지도 않은 마이스터고의 취업률이 7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전국의 마이스터고 취업 예정률을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을 졸업과 동시에 채용하겠다는 업체가 1300여 곳으로 총 채용인원이 2803명에 이른다. 16개교 전체 모집 정원이 3600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미 취업이 확정된 학생만 전체인원의 77%인 셈이다. 채용 약정 외에 추가로 취업하는 학생들까지 고려한다면 마이스터고 졸업생들에게 '취업대란'이란 말은 무색하게 느껴진다.


이처럼 '보장된 일자리'가 최대 강점인 마이스터고는 산업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을 통해 학생과 기업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마이스터고 신입생 모집에서 내신 성적 우수 학생이 대거 몰린 것이 이를 반증한다.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에서 발표한 마이스터고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총 320명 선발에서 중학교 내신 성적 상위 20%인 학생이 114명으로 36%를 차지했다. 내신 상위 20% 합격자는 2010학년도 60명(19%), 2011학년도 86명(26%)을 기록해 신입생 모집을 시작한 2010학년도 이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원자도 늘어나 320명 모집에 804명이 몰려 2.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마이스터고를 통해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바로 채용할 수 있어서 이득이다. 마이스터고의 주요 협약 기업 명단에는 삼성SDS,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2012년까지 마이스터고 50개교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현재 28개교를 지정ㆍ운영 중이고, 24일 5개교를 추가로 선정해 2013년에 문을 열 예정이다.

이번에 선정된 학교는 포항제철공업고(철강산업), 평해공업고(원자력발전설비), 서울로봇고(로봇산업), 전남생명과학고(친환경농축산), 삼척전자공업고(발전산업) 등 총 5개교로 이들 학교는 교육과정 개편 등 준비 과정을 거쳐 2013년 개교하게 된다.


새로 문을 여는 학교들은 정부 부처와 지역 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서울로봇고는 지식경제부로부터 30억, 삼척전자공고는 삼척시로부터 94억, 전남생명과학고는 전라남도와 강진군으로부터 19억, 포항제철공고는 포항시로부터 4억, 평해공고는 경상북도와 울진군으로부터 25억을 지원받기로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25일 "마이스터고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은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를 대상으로 산업육성을 위해 전문 인력 양성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이번에 선정된 5개 학교의 개교 준비 기간 동안 '산ㆍ학ㆍ연ㆍ관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각 산업분야에 필요한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학교 운영 모델을 정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학교별 육성 분야에 따라 관계부처ㆍ 관련기관ㆍ 산업협회 등과 연계 체제를 구축하여 교육과정 개발 등 개교 준비 지원에 나선다. 또, 마이스터고 지정 시기를 매년 9월~11월로 정례화함으로써 전국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마이스터고 신청 기회를 부여하고, 마이스터고 전환을 희망하는 학교에 대해 지속적인 컨설팅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 로봇 마이스터고로 도약하는 '서울로봇고등학교'
"궤적 잘 확인해… 프로그래밍대로 움직이는지 잘 봐."

로봇 움직임을 프로그래밍하는 학생들

로봇 움직임을 프로그래밍하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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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명의 학생들이 작은 탐색로봇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유리 벽면을 사이에 두고 한 쪽에서는 미로처럼 생긴 통로를 움직이는 로봇을 관찰하고 다른 쪽에서는 5명의 학생들이 열심히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가며 로봇의 동작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짜느라 분주하다.


이들은 서울 일원동 서울로봇고등학교(교장 이상범) 기능영재반(동아리) 학생들이다. 일명 '로봇마니아'인 이들은 오는 25~26일에 대구에서 열리는 '로봇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저녁식사도 잊은 채 로봇에만 매달려 있었다. 그 중 한 명인 최진혁(1학년)군은 2년 전 인터넷에 '로봇고'를 검색했다가 우리나라에 로봇 특성화고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기도 양주시에서 서울로봇고로 진학한 경우다. 그는 "전국대회에서 입상한 후 국가대표로 선발돼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꿈"이라며 "마이스터고 신입생으로 뽑히는 후배들이 부럽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로봇계열 특성화고인 서울로봇고가 로봇분야 마이스터고로 새롭게 태어나는 2013년부터 서울, 경기 지역 외 전국의 '로봇마니아'들에게 로봇 전문가의 문이 열린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제5차 마이스터고 선정에서 서울 로봇고가 지정되면서다. 서울 로봇고는 2013년부터 서울(70%)과 지방(30%)에서 총 16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교육과정도 '로봇 중심'으로 개편된다. 현재 지능형 로봇과, 인테리어 디자인과 등 5개로 나뉜 학과를 첨단 로봇과로 합치고, 로봇고 학생들이 이수해야 하는 전문교과 단위를 90단위에서 120단위로 늘려 전문성을 강화한다.


3학년 학생들에게는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인력만큼을 코스별로 양성하는 '기업 맞춤형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취업희망 업체를 조사하고, 기업체의 수요와 매칭해 각 기업체에서 파견된 산학 겸임교사가 1학기동안 해당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식이다. 국내 로봇관련 산업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영어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서울로봇고는 마이스터고로의 변신을 위해 올해 3월부터 기존의 마이스터고를 찾아다니며 장단점을 조사하고 설명회를 열어 학부모들에게 마이스터고의 필요성을 이해시키는 등의 준비를 해 왔다. 지식경제부와 로봇관련 사업체, 서울시교육청의 지원도 뒷받침됐다. 지경부의 제안으로 꾸려진 로봇마이스터고 설립추진단(단장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을 통해 서울 로봇고는 현대중공업, 삼성테크원 등 대기업 7개를 포함해 27개 기업, 로봇협회, 로봇산업진흥원 및 8개 대학 로봇연구센터, 학계 연구기관 7곳과 MOU를 체결하면서 더 많은 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이외에도 지경부는 기자재 마련을 위해 2년간 3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마이스터고 표준여건 중 하나인 기숙사 부분은 서울시교육청과 교과부가 해결한다. 200명 규모의 기숙사 건설을 위해 소요되는 약 50억 원 중 20억 원은 교과부가, 30억 원은 시교육청이 지원한다. 시교육청은 기숙사 건설뿐 아니라 운영비 등으로 4년간 73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상범 서울로봇고 교장

이상범 서울로봇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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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 교장은 "산학이 하나가 돼 이런 성과를 냈다는 점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로봇을 미래 동력으로 보고 기초 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인지한 정부의 지원이 결정적인 선정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 2018년쯤에는 '로봇 없이는 못 살아'라는 말이 나오는 세상이 될 것"이라며 "취업이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포항제철고=철강산업 분야의 마이스터고로 포스코(POSCO)와 포항철강공단안에 있는 기업들의 직무를 토대로 마련한 '철강제조ㆍ가공 및 설비운용과 관련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포항제철고는 안정적인 취업처 확보를 위해 포스코, 포스코특수강 등 33개 산업체와 재학생 정원(180명)의 160%인 280명에 대한 채용 협약을 이미 체결했다. 학교법인 포스코 교육재단에서도 60억 원을 지원한다.


◆평해공고=원자력발전설비 분야의 마이스터고로 한국수력원자력, 울진원자력본부, 한전 KPS 등 관련 기업 25개와 재학생 정원(80명)의 150%인 120명에 대한 채용 협약을 체결했다. 경상북도는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 조성계획'에 따라 원자력 마이스터고 육성을 통해 울진군을 원자력 클러스터로 특성화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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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생명과학고=친환경 농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마이스터고로 전라남도 내 영농조합법인 및 농ㆍ축협 등 41개 산업체와의 협력 체제를 바탕으로 친환경 원예ㆍ작물ㆍ축산 인력을 길러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재학생 정원의 100%인 100명에 대해 채용 협약을 체결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부처의 영농 후계자 육성 정책과 연계하여 학교를 지원할 계획이며, 전라남도와 강진군도 실습실 확충 등을 위해 19억 원을 내놨다.


◆삼척전자공고=발전산업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삼척시 내의 LNG생산기지, 강릉 마그네슘 제련기지 등 산업단지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길러낸다는 목표 아래 포스코, 남부발전, STX 등 24개 업체와 재학생 정원(80명)의 250%에 해당하는 210명에 대한 채용 협약을 체결했다. 삼척시는 지역 산업 인력 육성을 위해 4년간 94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은희 기자 lomoreal@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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