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장 후.."어? 뉴타운, 시위구호도 바뀌었네"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6일 서울광장. 은평 뉴타운과 서대문구 가좌지구, 송파구 거여ㆍ마천 지구 등 뉴타운 지역주민들이 몰려들어 '뉴타운 아웃(OUT)'이란 팻말을 들고 촛불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지난해 3월1일 출범한 이후 각종 집회 등을 통해 주민을 쫓아내는 재개발 지구 지정 해제와 재개발 추진 시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라고 주장해왔다. 이날 역시 "실거래가가 아닌 공시지가의 절반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주고 나가라고 해 셋방하나 구할 수 없다"며 재개발 사업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 9일 서울 시청 서소문별관 다산플라자 앞. 용산국제업무지구 재개발 사업에 반대하는 서부이촌동 주민 40여명과 청원경찰이 박원순 시장의 집무실이 있는 다산플라자 앞에서 실랑이를 벌였다. 다산플라자 앞에서 시위를 했던 주민 40여명이 박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건물에 들어가려고 하자 서울시 청원경찰이 막아섰다. 이에 앞서 3일에도 뉴타운ㆍ재개발을 반대하는 은평ㆍ상계 등 뉴타운 사업지역과 재개발지구 주민 20여명이 철야집회를 벌이며 박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이날 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가 주최한 뉴타운 사업 관련 토론회에 방청객으로 참여했지만 토론회 관련 브리핑을 들은 후 "오세훈 전시장 시절의 정책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서 다산플라자 1층 로비로 몰려왔다.
"시장 한 사람 바꿨을 뿐인데..." 서울광장 및 서울시청 주변의 집회 양상이 확연히 달라졌다. 뉴타운에 대한 시민 요구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진데다 조직적으로 펼쳐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집회는 뉴타운 및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지 곳곳에서 사업중단을 요구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재개발조합과 추진위원회(추진위)를 중심으로 개발 심의 결정을 빨리해달라는 민원이 넘쳤던 2~3년전과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재건축ㆍ재개발 반대 목소리는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한 박 시장 취임 후 더욱 거세졌다. 서울 광장 뿐만 아니라 서울 시청 서소문 별관 앞이 연일 뉴타운 및 재개발 반대 집회로 몸살을 앓을 정도다. 지난 3일 은평ㆍ상계 뉴타운 사업지역 주민들의 첫 반대 집회 이후 9일까지 재개발 반대 집회가 꾸준히 열리고 있다.
뉴타운이나 재건축ㆍ재개발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애초 지구 지정부터 잘못된데다 현 상태로 개발된다면 원주민 대다수가 쫓겨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편법과 불법을 통해 동의서를 받은 것도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던 도시재정비 사업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이유는 우선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장기 불황에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집값이 떨어지면서 주민 부담이 늘었다. 뉴타운이나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은 기본적으로 집값이 올라 감정 평가액이 높아져야 주민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하지만 집값이 떨어져 추가 분담금이 올라가자 찬성하던 주민조차 반대로 돌아서고 있다.
도시재정비사업 이후 원주민 재정착률이 떨어지는 것도 한 원인이다. 서울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미아6구역의 조합원 재정착률은 22.9%에 그쳤다.이밖에 뉴타운 및 건축ㆍ재개발 사업지의 무분별한 지정도 반대 이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도시 재정비사업의 궤도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주민 간의 갈등 해소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주택시장 침체와 재개발ㆍ재건축 등의 추가분담금 상승이 맞물려 원주민 재정착률이 높지 않았다"며 "주민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내년부터 가구별 비용부담 등의 내용을 담은 뉴타운사업 타당성조사를 하기로 했다. 사업타당성 조사 대상 구역은 서울시내 뉴타운 사업구역(균형개발촉진지구 포함) 240여곳 중 아직 조합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한 곳이다. 약 30%인 70여곳이 해당된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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