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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위기의 제약업계 느긋한 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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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보건복지부가 대대적인 약가인하를 발표한 10월 31일, 임채민 장관은 기자들과 점심을 하며 "앞으로 시장이 질서 있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가인하를 주도한 참모가 거든다. "3분기 들어 제약시장에 거품이 꺼지면서 매출은 조금 줄었지만 수익률이 좋아지고 있다." 제약사들의 앓는 소리에도 불구, 정작 시장에는 긍정적 신호가 오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1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8개 제약사의 매출은 평균 6.19%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23%, 순이익은 13.2% 줄었다.

그가 긍정적 신호라고 한 것은 ' 한미약품 '이라는 특정 회사를 두고 한 말인 듯하다. 한미약품의 3분기 매출액은 13% 감소했는데, 영업이익은 83억원 적자에서 3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이 6000억원에 가까운 회사의 분기 영업이익이 33억원(영업이익률 2.6%)에 불과한 것이 정상인지 의심스럽다. 업계 평균은 10% 수준이다. 특히 이 회사는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불안정한' 상태에 있어, 이번 흑자전환이 업계 전반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기도 어렵다.
결국 이 참모는 일반적이지 않은 한 사례만을 들어 장관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여론을 호도하려 든 셈이다.

다시 장관에게 물었다. "리베이트를 없애면 제약사들은 무엇으로 영업을 할 수 있을까요." 임 장관은 "품질 경쟁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답했다.

복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신약과 그리고 다른 복제약과 효능이 동일하다'고 인정해준 약을 말한다. 품질 차이가 없다고 해놓고선 품질 경쟁을 하라는 말이다. 이것이 모순임을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장관이라 몰랐던 것인지 혹은 외면하려 든 것인지 궁금하다.

제약사가 불법 리베이트에 매달린 건 그들의 본성이 악(惡)해서가 아니다. 의약품은 판촉 행위가 매우 제한적인 상품이다. 그나마 미약하게 존재해온 '제품설명회'마저도 정부는 '리베이트'라며 사실상 원천 봉쇄했다.

시장이 어떻게 잘 굴러갈 수 있는 것인지 기자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리베이트는 사라지고 산업은 위축될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다 방법이 있을 거야"라고 호쾌하게 말하는 장관의 낙천주의에 국민 수십만명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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