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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눈]SK 마운드, 커브에 두 번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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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말 2사 만루에서 삼성 배영섭이 투수옆을 스치는 2타점 선제 중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사진=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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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삼의 부활을 알린 역투였다. 직구는 위력적이었다. 과감한 몸 쪽 승부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되살아난 명품 슬라이더도 빼놓을 수 없다. 날카로운 각을 뽐내며 5.1이닝동안 1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그는 두 가지 소득을 얻었다. 자신의 진가를 구단에 다시 한 번 알렸고 나머지 선발진에 꿀맛 같은 휴식을 제공했다. 특히 차우찬, 정인욱 등은 3, 4차전에서 더욱 힘을 낼 수 있게 됐다.

윤희상의 컨디션은 정상과 거리가 멀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당한 부상 때문으로 보였다. 당시 그는 홈으로 쇄도하던 조성환과 충돌, 오른 검지에 부상을 입었다. 여파 탓인지 윤희상은 17개의 공을 던지며 주 무기인 포크볼을 단 한 차례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도 152km에서 142km로 10km가량 떨어졌다. 공백은 커브로 겨우 메워졌다. SK 구단은 1이닝 소화에 그친 점에 대해 “본인이 어깨에 이상을 느껴 코칭스태프에 교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부위는 하루 이틀 만에 완치되지 않는다. 이만수 감독대행의 투수진 운영은 3, 4차전에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기선 제압의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 가장 큰 아쉬움은 6회다. 박정권은 무사 2, 3루에서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류중일 감독은 장원삼을 이내 마운드에서 내리고 권오준을 투입했다. SK는 마땅한 왼손 대타요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적임자는 없었고 안치용, 김강민에게 경기를 계속 맡겨야 했다. 둘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 분위기는 바로 삼성 쪽으로 넘어갔다. 2사 만루에서 배영섭은 박희수의 커브를 받아쳐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볼 배합이 아쉬웠다. 배영섭은 타격 전 두 차례의 직구를 그냥 지나쳤다. 철저히 변화구만을 노렸던 셈이다. 더구나 그는 공을 맞추는 재능이 탁월하다. 커브보다 빠른 직구를 결정구로 사용했다면 흐름은 충분히 달라졌을 것이다.

8회초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삼성 마무리 오승환이 경기 승리후 진갑용과 승리의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사진=삼성 라이온즈)

8회초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삼성 마무리 오승환이 경기 승리후 진갑용과 승리의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사진=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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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중견수 김강민이 김상수의 좌중간에 떨어지는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며 또 한 번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8회 무사 1, 2루에서 박정권이 정현욱으로부터 중전안타를 때려 팀의 시리즈 첫 득점을 올렸다. 류중일 감독은 위기가 계속되자 바로 마운드에 오승환을 투입했다. SK는 다소 이른 등장에 당황한 듯 했다. 안치용은 번트를 댈까 말까 망설이는 과정에서 배트를 늦게 거둬들이다 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2사 1, 2루서는 최동수가 중전안타를 때렸지만 2루 주자 최정이 중견수 이영욱의 어깨를 간과했다. 홈 송구에 태그아웃당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대로 류 감독의 투수와 야수의 교체는 척척 맞아떨어졌다. 빗나간 상황이 없었던 건 아니다. 2-1로 근소하게 앞선 8회 무사 1루에서 그는 희생번트를 지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타자들에게 활발한 타격을 주문했다. 추가 득점에 실패했지만 이는 3, 4차전을 미리 내다본 한 수였다. 타격감이 폭발할 경우 시리즈를 보다 쉽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철저한 계산이 숨어있었다.

이날 패배는 SK에게 무척 뼈아프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배영섭이었다. 3, 4차전에 나서는 상대 젊은 선수들의 사기는 크게 올랐을 것이다. 더구나 타자들은 삼성 마운드 공략에 또 한 번 실패했다. 상대는 3, 4차전에서 다양한 선발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 반면 SK는 박희수, 이승호의 부상으로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마해영 IPSN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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