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株 폭등, 혹시 바이러스
- 두달새 주당 10만원으로
- 적정주가보다 2배 올라
- 시가총액 1조 깜짝 돌파
- 큰 손 '음모론'까지 등장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정호창 기자]증시에서도 안철수 바람이 거세다. 그가 세운 보안업체 안랩 안랩 close 증권정보 053800 KOSDAQ 현재가 62,900 전일대비 1,600 등락률 -2.48% 거래량 51,054 전일가 64,500 2026.05.13 15:30 기준 관련기사 안랩, 산업통상부 주관 '2026년 K-수출스타 500' 사업 선정 안랩, 1분기 매출 591억· 영업이익 19억원 안랩, NATO 주관 국제 사이버 공격 연합훈련 참가…"실전 경험으로 통합 대응 역량 점검" 의 주가는 그가 서울시장 후보로 막 떠오르던 지난달 초 3만4000원에서 두 달이 안 돼 10만원까지 급등했다. 24일 시가총액은 1조14억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를 지원하겠다고 나서며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지만 주가가 이 정도로 오른 것에 대한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매출 700억원에 순이익 14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1000억원에 순이익 1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매출 1170억원에 순이익 200억원을 기대 중이다.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수익성도 괜찮은 알짜 회사의 전형적 모습이다.
하지만 주가 움직임은 이런 견실한 모습을 너무 앞서간다. 내년 순이익 기준으로 안철수연구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0배를 넘는다. 이미 전문가들이 생각하던 적정주가를 훌쩍 넘다보니 간헐적으로 나오던 분석보고서조차 자취를 감춘 상태다.
증권업계에서 평가하는 안철수연구소의 적정 주가는 4만원 수준이다. 실적 개선과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내년에 예상되는 주당순이익(EPS)이 2000~2200원 정도고, PER를 최대치로 잡아도 20배 정도가 적정하다는 분석이다. 강록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안철수연구소가 성장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를 감안해도 PER를 과거 5년간 상단 평균치인 20.3배 이상으로 쳐주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이 계산대로라면 안철수연구소의 적정 시가총액은 4000억원 수준. 현재 시총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이 역시 현재의 기업가치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나머지 시가총액 6000억원은 안 교수의 이름값이라고 볼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장 일각에서는 일부 '큰손'들이 주가를 움직이고 있다는 음모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대구 지역의 1000억원대 큰손이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
요즘 코스닥에서 잘나가는 바이오 및 엔터테인먼트 테마와 비교해도 안철수연구소의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코스닥 시총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는 바이오주들은 상당수 종목이 PER 100배가 넘는다. 최근 줄기세포 테마를 주도한 메디포스트 메디포스트 close 증권정보 078160 KOSDAQ 현재가 22,150 전일대비 3,900 등락률 -14.97% 거래량 1,125,048 전일가 26,050 2026.05.13 15:30 기준 관련기사 메디포스트, 바이오코리아 참가…첨단재생의료 기술·제품 선봬 메디포스트, 매출 4.2% 성장·679억 적자 셀트리, 국내 최초 '제대조직 유래 줄기세포 보관' 서비스 운영 의 경우 올해 순이익 예상치 19억원을 기준으로 한 PER는 500배가 넘는다. 바이오주는 임상실험 기간 중 매출 및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특성이 반영된 때문이다.
걸그룹 '소녀시대'를 앞세운 엔터테인먼트 대장주 에스엠 에스엠 close 증권정보 041510 KOSDAQ 현재가 85,100 전일대비 2,400 등락률 -2.74% 거래량 100,246 전일가 87,500 2026.05.13 15:30 기준 관련기사 "카리나 믿고 투자했는데 무슨 일이죠?"…에스엠 목표주가 줄하향[주末머니] “EXO·NCT 앨범 판매 증가했지만…에스엠, 목표주가 하향”[클릭e종목] [클릭 e종목]"에스엠, NCT Wish·라이즈 등으로 성장여력 남았다" 은 올해 매출 940억원에 순이익 22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에스엠이 5만원대 주가에 8000억원대 시총에서 등락하고 있으니 올해 예상순이익 기준 PER 40배 수준의 평가를 받는 것. 그러나 내년 예상 실적을 대비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국투자증권이 예상한 에스엠의 내년 실적은 매출 1620억원, 순이익 580억원이다. 내년 순익 기준 PER는 13배 수준에 불과하다.
안철수연구소는 V3 등 기존 '캐시카우'에 네트워크 보안관리 등 새 영역을 개척하며 실적을 키웠다. 덕분에 지난 2분기 '깜짝 실적'을 바탕으로 7월 한 달 동안 70% 가까이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시장의 한 전문가는 "안철수연구소는 언젠가 나올 '한 방'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꾸준히 개선되는 실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기업인데 대주주의 정치적 인기로 적정가치의 배 이상 오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 잘나가던 대운하 테마주들이 급락했던 사태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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