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석유비축기지, 중국항공정유 2대 주주로
지분 26% 인수 협약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SK에너지와 GS칼텍스 등 정유사와 한국석유공사가 추진하는 여수 석유비축기지 사업에 중국 기업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동북아 최대 규모의 비축기지를 통해 석유거래 중심축인 '오일허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 흔들릴 처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항공정유(CAO)는 여수 석유비축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오일허브코리아와 최근 오일허브코리아 지분 26%를 3200만달러(약 370억원)에 인수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CAO는 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석유공사에 이어 단번에 오일허브코리아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각각 11%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외 주주로는 삼성물산과 LG상사 등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일허브코리아가 개발하고 있는 여수 석유비축기지는 총 투자금액이 5400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다.
석유공사 여수기지 내 27만4000㎡ 부지에 비축탱크 36기를 설치, 총 818만배럴의 원유 저장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말부터 상업 운전에 들어갈 예정으로 향후 소유와 운영권은 모두 오일허브코리에 있다.
아시아 항공유 수입 1위 업체인 CAO는 이번 지분 투자를 계기로 비축기지 내 저장시설을 임대, 자신들이 유통하는 등유 등 중간유분을 저장하는데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수는 텐진과 상하이를 선박으로 이틀이면 도달하는 등 지리상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 비축기지를 향후 미국과 동남아시아를 잇는 물류 핵심기지의 역할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정유사들도 CAO와 항공유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여수 비축기지를 통해 수출할 수 있어 한·중 간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도 모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동북아 4개국은 최근 세계 석유 수요의 2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 저장 수송 물류 등 연관 산업도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에너지 안보를 위해 추진하는 비축기지 시설이 외국 기업의 물류창고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CAO가 2대주주로 사업에 참여하면서 발언권을 강하게 행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중국이 세계적으로 에너지 확보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투자의 연장선으로 보인다”며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 사업이 외국 기업을 위한 사업이 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일허브(Oil Hub)란 세계 주요 해운 항로상 위치한 석유의 집산지로 정제·공급, 입·출하, 가공 및 저장, 중개·거래의 중심 거점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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