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가전 글로벌 챔프 하이얼 한국 틈새시장서 성장가도
이코노믹리뷰 연중기획-⑨하이얼코리아
우리나라에 삼성이 있다면 중국에는 하이얼이 있다. 하이얼은 중국 산동성 청도의 작은 농촌마을에서 시작한 기업이지만 이제 전 세계 백색가전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 글로벌 기업이다. 하이얼은 특히 짧은 시간 괄목 성장을 이룬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국에는 삼성과 LG라는 세계적 브랜드의 가전 기업이 경쟁체제를 이루고 있지만 뚜렷한 3등 기업이 없다. 이제 이 부분을 우리 하이얼이 대신 할 수 있는 있는 시기가 온 것 같다. 하이얼이 한국에 진출한 지도 벌써 8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하이얼은 시장 진입에 있어 진입기, 정착기, 선도기의 3단계를 밟게 되는데, 현재 하이얼 코리아는 두 번째 단계인 정착기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 한국 소비자들도 하이얼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김병렬 하이얼 코리아 대표는 하이얼의 약진을 기대하라면서 국내 위치에 대해 짧고 강하게 얘기했다. 사실 하이얼은 백색가전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이미 전 세계 160여 개국에 수출을 하고 지구촌 곳곳에 5만8800여개의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한 글로벌 강자다.
“한국 사람들은 모두가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라고 할 수 있다. 휴대폰 시장만 보더라도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새로운 제품에 목이 말라한다. 보통 2년 약정이 있지만 대부분 그 약정을 어기고서라도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고 싶어 한다. 이런 소비성향이 결국 삼성과 엘지라는 세계적 브랜드의 가전회사를 키우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한국 소비자의 특성을 하이엔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아주 높다고 평가했다. 삼성이나 LG의 고객 감성을 어루만지는 마케팅에 대해서도 칭찬했다. 김 대표는 “현재 한국의 가전제품은 높은 기술 수준을 토대로 최첨단 기능을 갖춘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해 왔다. 다만 그 이면에는 합리적인 가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일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데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
이는 가전제품시장은 점점 최첨단 기술을 지향함으로써 가전제품의 본래 의미인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본연의 기능을 넘어서 꼭 필요한 기능만이 아닌 다양한 기능을 넣음으로써 합리적인 일부 소지자의 니즈가 묻혀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꼭 필요한 기능·합리적 가격 최고의 무기
그는 이어 “가전제품 브랜드들의 지나친 경쟁에서 이러한 결과를 나타냈을 수도 있다. 복잡한 기능들이 많이 들어가는 제품이 좋다는 막연한 인식을 심어 고객이 합리적인 구매를 할 수 없도록 하였다. 하이얼은 고객의 합리적인 구매를 선도하여 꼭 필요한 기능을 갖춘 저렴한 제품이면서 디자인이 좋은 제품들을 만들어갈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병렬 대표는 지난 26년이란 긴 세월을 가전산업의 최일선에서 일해왔다. 지난 2월 하이얼 코리아의 새로운 수장으로 자리하기 전엔 삼성 가전본부에서 제조라인을 시작으로 마케팅 일선에서 일했다. 직장 생활 초반에는 생산라인 구축 등 제조현장에서 일했지만 90년도부터 영업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으며, 93년부터는 중국 관련 업무를 맡아 진행해오던 중국 관련 베테랑이다.
특히 삼성이 중국에 백색가전 사업을 진출할 당시부터 백색가전 PM으로 업무를 시작, 중국 마케팅을 총괄하는 백색가전 마케팅 부장으로 일했던 경험이 있다. 결국 그런 경력이 인연이 되어 지난해부터 하이얼과 연분이 닿았고 올해 2월에는 하이얼 코리아의 대표로 선임되었다.
“삼성에서 지난 85년부터 일했으니 제 업무방식에는 ‘관리의 삼성’의 시스템이 녹아 있다. 삼성에 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가 이건희 회장께서 하셨던 말씀이다”고 기억을 회상했다.
김 대표는 “기술 발전의 진정한 혜택은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하는 것”이라면서 삼성 이건희 회장도 “기업이 무엇인가? 제일 싸게, 제일 좋게, 제일 빨리 만들 수 있는 것이 좋은 기업이다. 그 이외에 무엇이 필요한가? 기업의 개념은 이것이다”라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이 지적했던 부분을 이제 하이얼이 대신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얘기였다.
“하이얼은 하이얼 만의 핵심회사 DNA를 세 가지 가지고 있다. 그것은 품질(Quality), 애프터 서비스(A/S), 최신기술(Update technology)이다. 전 세계 소비자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 세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낮은 가격에 좋은 품질과 믿을 수 있는 A/S를 받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글로벌 하이얼의 DNA를 적용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한국 시장에 맞는 제품 라인업 구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최고급화, 대형화로 옮겨간 한국 가전시장의 틈새를 적극 공략한다는 생각이다.
“한국의 시장은 이미 고급화, 대형화로 옮겨갔다. TV를 보더라도 온통 스마트 TV 이야기 뿐이다. 세탁기와 냉장고도 소형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의 첨단 기술력은 인정하지만 소비자 모두가 이런 하이엔드 제품이나 대형제품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값이 저렴하면서도 기본 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도 있는데, 현재 한국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경영논리에 따라 소비자가 선택권을 박탈당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결국 하이얼은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를 공략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김 대표는 이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주력상품을 먼저 설정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제품,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중국 생산라인까지 직접 찾아가 제품 구성에 대한 협의를 한다. 하이얼 제품 중에서 경쟁력이 있는 생산라인에서 그가 생각하는 제품을 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협의를 하는 것. 그는 하이얼 코리아의 대표이자 마케팅 팀장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무척이나 경쟁력 있는 특별한 시장이다. 소비자 욕구가 다양하면서도 적극적이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은 독특한 성향이 있는데, 바로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굉장히 높다는 것이다. 물론 제품의 성능, 디자인, 브랜드 등을 골고루 살피지만 특히 자국 브랜드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 소비자들의 이런 경향은 애국주의적인 측면도 있지만 자국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 강하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이어서 “한국 소비자들은 세계에서도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그래서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국 시장 진입 초기에는 고전을 하지만 일단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게 되면 기반을 튼실하게 다져 나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이얼은 보다 안정적이고 빠른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우일렉서비스와 계약을 맺고, 현재 대우를 통해 하이얼 제품에 대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대우일렉서비스를 통한 서비스 진행 후 실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향상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도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 될 것이다.”
노인·1인가구 겨냥 소형가전 승부수
하이얼 코리아의 올 해 경영 목표가 궁금했다. “하이얼 코리아는 한국시장 진출 후 한국 소비자의니즈를 파악하는데 시행착오를 겪었다. 현재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 맞는 경영전략을 세워서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하이얼은 22인치, 26인치, 32인치 LED TV를 출시했다.
최근 LED TV가 최첨단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하이얼 LED TV는 크기가 부담스럽지 않은 대신 화면의 질이 우수하다. 취향에 따라 색상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디자인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또한 김 대표는 “4분기에 42인치 LE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TV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이다. 스마트 3D TV 만을 강조하여 가격을 높여 온 다른 가전기업과 차별을 두었다. 합리적인 소비자 니즈를 파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반기와 내년에는 LED TV와 더불어 하이얼 코리아의 대표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와인 셀러를 비롯하여 미니세탁기, 냉장고 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한국 사회의 변화는 기업환경에도 큰 의미가 있다. 이미 한국 사회는 4인 가구 세대보다 1인 가구 세대가 더 많은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노인 세대의 증가 저출산으로 인한 핵가족화, 그리고 1인 가구의 증가는 뚜렷한 사회현상이다.
이런 구조적인 변화는 소형 백색가전에 대한 수요를 창출한다. 하지만 삼성이나 LG의 주력 상품들은 이미 대형화와 첨단 제품들 일색이다. 냉장고는 이미 300리터급을 찾아볼 수 없고, 세탁기도 13~15킬로그램 시장으로 진화했다.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아직도 10킬로그램 미만의 세탁기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소형 냉장고 시장도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소형 가전에 대한 생산라인이 폐기되고 단종되고 있다. 하이얼이 이런 시장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김 대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능만을 탑재해 합리적인 가격을 실현한 제품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전략으로 한국 가전업체와 동급 사양일 때도 평균 30% 정도 저렴한 가격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이얼 & 하이얼코리아 어떤 회사?
하이얼(Haier)은 중국 산동성 청도에서 집단소유제 기업으로 출발해 1984년 파산위기 때 지금의 총재인 장루이민을 공장장으로 영입, 독일 립헤르사의 기술을 받아들여 냉장고를 생산하면서 비약적인 도약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TV 등 96개종 1만5100여가지의 제품을 생산하는 종합가전 메이커로, 2000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중국기업으로는 최초로 세워진 냉장고 생산시설을 비롯하여 세계 61개의 판매법인, 8개의 디자인센터, 29개의 제조시설과 16개의 공업단지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중국내 가전시장 점유율이 25.5%이며, 1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고 5만8800개의 판매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6만여명의 직원들이 하이얼을 위해 일하고 있으며, 하이얼은 세계 여러 국가에서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해냈다.
하이얼 코리아는 2003년 연락사무소로 출발, 2004년 하이얼전자판매(주)로 설립돼 와인셀러, 세탁기, 냉장고, TV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이얼의 제품 중 소형 TV가 국내시장 점유율 수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와인셀러, 미니세탁기, 냉동고 등 각광 받고 있다.
하이얼 그룹 약력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2009년도 글로벌 일류기기 브랜드 순위에서 5.1%의 소매시장 점유율로 브랜드 점유율 1위. 브랜드 가치 12조원으로 중국기업 중 1위.
-2008년 5월 포브스에서 선정하는 200개 유명 글로벌기업 리스트에서 13위.
-2008년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즈에서 중국의 글로벌기업 톱10에 랭크. 품질, 신뢰성, 혁신, 경영, 브랜드 등에서 1위.
-2007년 7월 미국 비즈니스 위크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평가.
-2007년 하이얼 세탁기 더블-드라이브 기술 중국·미국·한국에서 특허 획득.
-2006년 말 누계특허 7000건 돌파. 이 중 발명특허 1234건.
하이얼의 글로벌 전략은 ‘선택과 집중’
하이얼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자국 내에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1차적으로 구축하고, 추후 사업의 다각화를 통한 브랜드 확장을 목표로 삼아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성장을 도모한다.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데 있어 하이얼은 비록 시장 진입 장벽이 높더라도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시장에 진출하여 하이얼의 고품질 제품들을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였다.
글로벌 브랜딩 차원에서 ‘Three in one’과 같은 업무체제를 도입하여 효율적으로 운용하면서 통합적 성장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하이얼의 현재 목표다. 하이얼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Get in'전략은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쟁업체들이 그 수요를 발견하지 못했거나 충족시키지 못한 틈새시장을 위주로 시장 진출을 꾀하여 자사의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자국산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일본 시장에서 하이얼은 소형 가전을 중심으로 일본 소비자들을 공략했고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39.5%를 달성했다. 미국시장에서도 틈새시장을 공략 소형 냉장고 시장에서38%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마국 일반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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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인지도 향상 후 하이얼은 자사의 핵심 상품들을 주요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하며 시장을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Stay in’ 전략을 구사한다. ‘Stay in’에서 ‘시장의 점진적 확대’는 단순히 물리적인 숫자, 이를테면 시장 점유율 증가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틈새시장 진출 시부터 쌓아온 소비자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경쟁자들과는 차별화 된 히트상품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데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Stay in’ 전략을 통해 차별화 된 상품으로 시장의 확대를 꾀한 후, 하이얼은 로컬 브랜드를 만들고 시장을 이끌어 나가는 ‘Leadership’ 전략을 구사한다. 이를 위해 하이얼은 디자인, 제조, 그리고 마케팅의 통합 현지화를 이루는 ‘Three in one’ 업무 체제를 도입하여 미국 등의 시장에서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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