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담 낮춰 투자 늘려야" 주장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업들이 해외에 얼마나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더 많은 정보 공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최근 미국 기업들이 역외 자산을 본국으로 송환할 때 적용되는 세율이 너무 높아 미국 내 투자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SEC의 이같은 행보는 당국이 세금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SEC가 다우케미컬, 캐터필라 등에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과 보유 현금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기업들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본국으로 송환할 때 3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높은 세율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은 해외에서의 수익 대부분을 본국으로 송환하지 않고 해외에 그대로 놔두고 있다. 이 때문에 높은 세금이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휴렛 팩커드(HP)가 영국 소프트웨어업체 오토노미를 인수할 때 사용한 110억달러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프 인수 비용 85억달러가 대부분 해외에 예치해뒀던 자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은 25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이 현금 자산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 보관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소위 '덫에 걸린 현금(trapped cash)'을 이용해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며 역외 자산의 본국 송금시 적용되는 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이달 초 의회가 기업들의 본국 송환 자금에 대한 세율을 낮춰줄 경우 향후 2~3년간 최대 4%의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공회의소는 세율 인하가 이뤄지면 최대 1조달러의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될 것이며 기업들은 이 돈을 이용해 약 29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릭 페리도 미국 내에서도 특히 세금 부담이 낮은 텍사스 주지사 출신답게 기업들이 해외 자금을 본국으로 송환할 수 있도록 세금을 낮춰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D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본국 송환시 적용되는 세율 인하 문제와 관련해 좀더 폭넓은 세제 개혁을 검토하고 있다고만 언급하며 뚜렷한 입장 표명을 거부해왔다.


한편 지난 2004년 미국은 기업의 해외자금 본국 송환시 세금 부담을 낮춰준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 지급 목적으로만 사용한다며 세율 인하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