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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의 선택, 대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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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오는 20, 21일 이틀로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의 잇딴 부진한 경기 지표와 유럽발 신용 위기 속에서 연준이 어떤 정책을 취하느냐에 따라 향후 금융시장과 경기 전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방준비은행(Fed)의 유동성 확대 정책은 확실하다면서 다만 그 진폭이 얼마나 되는냐가 유일한 불확실성이라고 19일 보도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폴 애쉬워스는 “최근 발표된 취약한 경제지표들을 고려할 때, 연준은 무언가 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면서 “그러나 정확하게 무엇일지는 전적으로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투자가들은 연준이 보유한 국채의 만기 기한을 장기채로 바꾸는 'Operation Twist' 정책을 선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은 약 3천-4천억 달러에 달하는 연준 보유 단기 국채를 10년물이나 그 이상 기한을 가진 국채로 교환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채 10년물은 모기지나 기업의 대출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채권이다.

이같은 기대감으로 지난 주에는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10년물 미 국채의 수익률이 1.88%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연준의 ‘Twist’ 정책이 공격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2% 초반대로 다시 후퇴했다. 그러나 Operation Twist 정책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핌코의 CEO인 빌 그로스는 최근 FT에 실린 기고문에서 “Operation Twist 정책이 국채 6-8년물의 수익률을 왜곡시켜 오히려 신용 파괴의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경제칼럼니스트 존 카니는 CNBC 온라인판에 실린 칼럼에서 “Operation Twist 정책을 시행할 경우, 국채 10년, 30년물의 헤지수단으로 모기지담보부증권(MBS)를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의 손실이 우려되며, 특히 유럽계 은행들이 약 170-180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가뜩이나 유럽의 부채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은행들에게 이같은 손실은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으며 국제적인 반발을 무시하기 어려운 상태다.
연준이 고려할 수 있는 또 다른 정책 수단은 은행들이 연방은행에 예치하고 있는 준비금에 대한 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현재 0.25%인 초과 준비금에 대한 금리(IOER)를 낮추면, 은행들이 실물 경제에 대출을 확대하는 유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연준은 보다 온건한 ‘Twist’로서 일일 금리를 낮추는 것을 예상할 수도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바클레이즈캐피탈의 전략가인 마이클 폰드는 “연준은 1일 예치금에 대한 이자율을 인하함으로써 ‘Twist’ 정책 하에서의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초과 준비금 금리 인하는 그러나 머니마켓에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가뜩이나 수익률이 나지 않는 머니마켓에서 초과준비금 금리마저 낮아지면 수익성이 더욱 악화된다.

FT는 또 연준이나 채권 투자가들은 올해 벌써 코어 인플레이션이 2%나 상승한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일부 연준 총재들이 보다 덜 공격적인 정책을 선호하도록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취약한 경제가 향후 1-2년 동안은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라고 보는 연준의 관점에서는 높은 인플레이션은 추가적인 완화 정책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인 존 윌리엄스는 2012년에는 1.5% 정도의 인플레이션을 예상하면서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완화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처를 결정할 경우, 즉각적으로 원자재 및 상품 가격의 급등이 예상된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이다. 올 상반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위축된 가운데서도 원자재/상품 가격은 계속 상승한 것은 과잉 유동성을 연준의 이른바 온건파들의 낙관론에 의문을 던지게 만드는 요소이다. 지난 FOMC회의에서 ‘저금리 2년 지속정책’에 반대표를 던졌던 코쳐라코타 미네소타 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현재의 경제지표들은 연준이 양적완화를 할 어떤 정당성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적 요인도 연준의 정책 결정에 어려움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두차례의 양적완화 조처가 어느정도 국제적인 공조하에 이뤄진데 반해, 이번에는 그같은 협조를 얻어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이 미국식의 신용확대 정책이나 긴축 완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대규모 양적 완화 조처를 취할 경우 달러화 가치의 약화가 극명해질 위험성이 존재한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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