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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현장] “그림가격이 투명해야 시장도 활성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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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공부와 감상, 50대부터 수집과 투자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어느 미술작품이 돈으로 따지기 힘든 예술작품이라 할지라도 일단 시장에서 거래가 되면 ‘가격’을 무시할 수 없는 상품이 된다. 따라서 ‘어느 작가가 만든 일정수준의 작품이 얼마 선에서 살 수 있는가’에 대한 정보는 컬렉터 입장에서 구입의 요건이 된다.

1998년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인 미술경매가 이뤄진 후 경매낙찰가를 통해 그림가격이 공개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미술품 유통에서 거래규모가 가장 큰 화랑들이 단골고객 위주로 판매하며 가격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까닭에 정확한 가격 흐름을 파악하긴 쉽지 않은 분위기다.
이에 대해 최정표 건국대학교 경제학 교수(사진)는 “화상들이 가격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면 그림시장이 투명화되고 좀 더 활성화될 것이라 기대한다”며 “양도소득세나 비자금 문제도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4번째 ‘한국의 그림가격지수’를 발간한 최 교수를 만나러 지난 8일 건국대 상허연구관을 찾았다.

한국의 그림가격지수는 최 교수가 지난 2008년부터 매년 국내 미술품 가격을 연도별, 작가별로 지수화하고 그 변화를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를 담아낸 책이다. 국내 양대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에서 낙찰된 작품 중 50대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계량경제학적 모형을 이용해 추정한 결과다.
이 책에 따르면 그림경매가 최초로 시행된 1998년 그림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지난해 그림가격은 387.75로 3.9배 상승했다. 이 가운데 2007년의 가격상승률은 60%로 최고활황을 보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냉각된바 있다. 2008년과 2009년 1년에 30%씩 그림가격이 하락을 보이다 2006년 수준이 됐고 지난해부터는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는 상황. 2010년 그림가격은 9%상승으로 침체의 늪에서 일단 벗어났다는 게 최 교수의 주장이다.

그림가격지수를 만들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그는 “충분히 잠재력 있는 국내 미술 산업이 미국이나 중국처럼 크지 못하는 이유가 공급은 넘치는데 수요가 부족한 것 때문”이라면서 운을 뗐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미술시장 규모가 1년에 3000억원 수준으로 한 중소기업 매출액 규모밖에 안 된다”고 지적하며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것은 무엇보다 가격 투명성이 전혀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어느 그림 하나 값이 1000만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1000만원의 가치가 있을까? 수백 수천만원 명품가방은 과시용으로 산다고 하지만 그림 값이 그만한 가치를 하는가는 잘 모르겠다는 게 아직까지의 한계라는 것이다. 가격정보가 활발하게 공개돼야한다는 게 최 교수의 신념이자, 책을 쓴 이유이기도 했다.

미술투자에 대한 그의 지론도 들어봤다. 그림이란 게 좋아하지 않으면 공부하기도 투자하기도 힘든 분야지만, 한 번 사다보면 계속 사보고 싶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투자 목적으로만 접근하다간 낭패 보기 쉬운 것이 바로 이 분야다.

최 교수는 “미술투자는 단순한 투자목적으로 접근하기엔 위험하다. 그림을 사서 10년은 가지고 있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한다. 인생 100세 시대가 아닌가”라며 “30~40대 때는 감상용으로 소품이라도 하나씩 구입하면서 작품과 시장에 대한 공부를 하고, 50대 부터서는 여유자금으로 투자를 염두에 두고 사들이다 70대 돼서 수익을 얻거나 기증을 하면서 그림을 즐기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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