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폭락장에 임원 야근·긴축 전환 등 발빠른 대응
유례없는 폭락장세가 펼쳐지기 한달 전인 지난달 초 대우증권 대회의실, 잦은 해외출장에서 막 돌아온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이 임원들에게 각별한 지시를 내렸다.
증시 환경이 돌변하면서 하반기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증권사들이 저마다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대우증권은 일찌감치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한 덕에 최근 돌발한 증시 급락세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다. 17일 대우증권 관계자는 “미리 준비를 열심히 했던 만큼 대응을 잘한 것으로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지난주 월요일 회의에서 집계한 결과 채권 쪽에서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냈고, 주식 부문의 손실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대우증권은 시장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며 이익 지키기에 나섰고,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증권사들은 흑자전환을 목표로 긴축에 돌입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수익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고객들에 대한 신규 신용융자를 중단하는 초강수를 둔 것도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비상조치의 일환이다.
구체적인 액션에서는 IBK투자증권이 가장 기민하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 대치본부를 삼성동지점과, 경기도 용인 이마트 월드 죽전점을 분당지점과 통합했다. 또한 FX마진과 해외선물 등 해외 파생상품 관련 브로커리지(중개)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흑자전환에 성공하기 위해 비용절감에 나선 것.
IBK투자증권은 내부적으로 추진했던 퇴직연금 관련 사업도 백지화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2010년 4월~2011년3월) 약 7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함에 따라 올해 흑자전환을 지상과제로 삼아 놓은 상태다.
이규성 기자 bobos@
정재우 기자 jj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