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전시상황" 증권사 비상경영
유례없는 폭락장에 임원 야근·긴축 전환 등 발빠른 대응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정재우 기자] “해외 시장쪽에서 심상치 않은 얘기가 들리던데, 관련부서가 모니터링을 좀 강화해야 겠어요.”
유례없는 폭락장세가 펼쳐지기 한달 전인 지난달 초 대우증권 대회의실, 잦은 해외출장에서 막 돌아온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이 임원들에게 각별한 지시를 내렸다.
이후 대우증권 글로벌마케팅(GM)사업부 본부장급 임원들은 돌아가면서 밤 11시까지 당직을 서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면밀히 체크했다. 담당자 몇 명만이 자리를 지키던 평소와는 다른 일상이 이어졌다. 임원들의 야근은 한달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증시 환경이 돌변하면서 하반기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증권사들이 저마다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대우증권은 일찌감치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한 덕에 최근 돌발한 증시 급락세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다. 17일 대우증권 관계자는 “미리 준비를 열심히 했던 만큼 대응을 잘한 것으로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지난주 월요일 회의에서 집계한 결과 채권 쪽에서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냈고, 주식 부문의 손실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져 거래량은 증가했지만, 증권사들로서는 보유증권의 가격이 하락하고, 자기매매나 ELS 등 파생상품 관련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등 우려를 지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우증권은 시장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며 이익 지키기에 나섰고,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증권사들은 흑자전환을 목표로 긴축에 돌입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수익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고객들에 대한 신규 신용융자를 중단하는 초강수를 둔 것도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비상조치의 일환이다.
구체적인 액션에서는 IBK투자증권이 가장 기민하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 대치본부를 삼성동지점과, 경기도 용인 이마트 월드 죽전점을 분당지점과 통합했다. 또한 FX마진과 해외선물 등 해외 파생상품 관련 브로커리지(중개)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흑자전환에 성공하기 위해 비용절감에 나선 것.
IBK투자증권은 내부적으로 추진했던 퇴직연금 관련 사업도 백지화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2010년 4월~2011년3월) 약 7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함에 따라 올해 흑자전환을 지상과제로 삼아 놓은 상태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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