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가수 장난콜 기꺼이 받아준 총수…운전기사 없이 직접 핸들 잡고 출장가는 대표

(좌측부터)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

(좌측부터)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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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지난달 말 서울 종로구 동덕빌딩 12층. 회의를 주재하던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불현듯 비서진을 통해 라면을 끓여 올 것을 주문했다.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친환경 웰빙 쇼핑몰 '웰베이'(www.wellbay.co.kr) 사업과 관련해 1시간 이상 임직원들과 열띤 토론을 하느라 출출해진 것이다.


이날 김 회장이 주문한 라면은 웰베이에서 지난달 중순 출시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인 '통감자라면'.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국내산 감자와 쌀, 보리 등으로 만든 웰빙 라면이다. 김 회장과 임직원 10여명은 한 냄비에 끓여진 라면을 정답게 나눠먹으며 배고픔을 달랬다.

그룹 관계자는 "회의 시간에 임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라면을 끓여 나눠 먹을 만큼 소탈한 회장님의 모습을 보면 친근함이 절로 난다"며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회의문화 속에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그룹 총수의 모습은 임직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기업을 이끌어가는 오너의 소탈한 모습은 지속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국내 부자 서열 10위권 안팎으로 알려진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의 소탈함도 만만치 않다. 장 회장은 일주일에 4일 정도는 회사 근처의 곰탕집이나 찌개집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술도 양주와 맥주보다는 소주를 즐겨마신다. 취미생활도 골프보다는 바둑과 낚시를 좋아한다. 평소 옷차림도 명품 정장보다는 넥타이를 잘 매지 않는 편안한 옷차림을 즐긴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장 회장의 소탈함을 잘 보여준 일화도 있다. 2008년 강원도 정동진에서 열린 그룹 기업이미지(CI) 선포식 때다. 모 초대가수가 노래를 부른 후 갑자기 목걸이 하나를 내밀며 장난스럽게 "여기 대장이 누구에요, 나와요"라고 말했다. 당시 정동진에는 임직원 700명이 참석했다. 장 회장 주변의 임원들은 "그룹 총수가 나갈 자리가 아닙니다"라며 만류했다. 그룹의 총수가 수백명의 직원들 앞에서 가수의 장난에 장단을 맞춰주면 위엄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장 회장은 흔쾌히 무대로 걸어갔다. 그리고 초대가수가 건넨 목걸이를 착용하고 활짝 웃으며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소탈한 경영자의 모습에 모든 임직원들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고 조직의 소통도 더 원활해졌다"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지난해 매출 1조2000억원을 돌파했고 2015년까지 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에도 점차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은 평소 운전기사를 두지 않고 직접 차량을 운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출 100억원이 안되는 중소기업 사장들도 운전기사가 있건만 지난해 매출 약 9000억원을 올린 그룹의 회장이 직접 운전을 하고 다닌다는 게 믿기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이다.


최 대표는 70세 고희의 나이지만 매주 천안 아산 청도 등 전국 각지의 공장과 관계사 등을 방문할 만큼 열정적이다. 이 때에도 운전기사 없이 직접 차를 운전해 각 현장으로 이동한다. 회장이라고 굳이 운전기사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 회장의 이러한 모습 때문에 각각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주요 계열사의 사장들도 운전기사가 따로 없다. 자신들이 직접 운전한다. 물론 업무 차량은 회사에서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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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사장들 입장에서 볼 때는 운전기사가 없으면 불편할 수도 있다. 바쁘게 비즈니스 활동을 하면서 이동할 때만이라도 차량에서 쉬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고 업계 모임 등에 참석할 때 다른 회사의 대표들과 비교되면 다소 부끄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자신의 생각을 변함없이 실천하고 있다. 계열사 사장들 역시 최 회장의 생각을 믿고 그대로 따라오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매우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는 수행 직원들이 운전기사를 대신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회장과 사장들이 직접 운전한다"며 "경영진들의 소탈한 성격이 조직 전체에 전파돼 긍정적이고 활기찬 조직문화을 만들고 기업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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