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장남 재래시장 가던 날...싸인요청까지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10일 오전 수원의 대표적인 서민 시장인 수원 '못골시장'에 큰 손이 떴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한 삼성 사장단이 미소금융 안내를 위해 시장에 방문한 것.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큰 손인 이들은 이 날 만큼은 세계 시장이 아닌 우리 전통 시장의 큰 고객으로 재래시장을 누볐다.
"아유. 뭘 이렇게 많이 사셨어."
한 상인이 미소와 함께 다정한 인사를 건넸다. '이것도 좋아요'하고 권하기엔 이 사장의 양손이 너무 무거웠던 것. 이날 이 사장은 도넛 가게에 3개에 1000원짜리 찹쌀 도넛을 시식하고는 "너무 맛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즉석에서 도넛을 구매했다.
물론 도넛은 이 사장의 재래시장 쇼핑의 시작에 불과했다. 점포를 돌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눌 때마다 찐 옥수수, 만두, 여성용 머리띠, 사과, 밑반찬, 풋고추 등을 일일이 사들였다.
한 꽃가게 주인은 이 사장이 작은 꽃 화분 2개와 다년생 식물 화분을 사자 "우리 시장에 방문한 기념으로 선물로 드리겠다"고 정겨운 논쟁을 벌이다 이 사장의 간곡한 만류로 어쩔 수 없이 돈을 받기도 했다.
시장을 돌아보는 중 한 계열사 사장은 "아침을 안 먹고 왔더니 속이 허하다"며 찐만두를 대거 구매해 모두를 폭소케 하기도 했다. 30개 이상의 점포를 방문하며 물건을 사들인 이 사장 등 사장단의 양 손에는 어느새 검정색 비닐 봉투와 시장 인심이 가득 들려있었다.
시장 상인들과 활발한 대화를 나눈 이 사장 등은 경영인다운 질문으로 시장 상인들의 애환에도 귀 기울였다. "요즘 경기가 어떤지", "주차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요즘 어떤 과일이 제일 잘 팔리는지", "장사하는데 제일 큰 애로는 무엇인지" 등 다양한 질문과 대답이 오고 갔다.
상인들은 역시 "바쁘실텐데 삼성에서 이렇게 많은 사장들이 나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로 화답했다. 한 상인은 "삼성 임직원들에게 우리 시장 홍보 좀 잘해 달라"말을 전하며 만만치 않은 경영자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얼굴을 알아 본 시장 상인들의 요청에 즉석에서 기념촬영을 했고, 싸인을 부탁받기도 했다. 시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도 일부러 다가와 악수를 청하는 등 삼성 사장단이 못골시장에 머문 시간 동안 시장에는 백화점 부럽지 않은 활기가 넘쳤다.
이날 시장 방문 전 이 사장과 김순택 미래전략실장 등 삼성 사장단은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시장 내 삼성미소금융재단 수원지점에서 삼성미소금융재단 설립 취지와 대출 규모, 고객 성향, 향후 과제 등을 브리핑 받고 대출상담을 받고 있는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애로 사항 등을 전해 들었다.
인근 지동시장에서 순대국집을 운영하는 이연희 사장은 "은행 가기가 쉽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일수나 고금리 대출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면서 "삼성미소금융 덕분에 가게 운영에 큰 도움을 받았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미소금융의 혜택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